기사 (20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이만훈의 세상만사] ⑳ 잡초가 외치는 목소리 [이만훈의 세상만사] ⑳ 잡초가 외치는 목소리 #김매기를 한자로는 '薅(호)'라고 하고, 이미 주(周)나라 때 '체씨(薙氏)'란 관리로 하여금 이를 담당하게 했을 만큼 우리는 인간들의 삶에 불가분의 관계이면서 엄청난 영향을 미쳐온 존재였어요.그런데 사실 이 땅의 사람들은 우리에 대해 요즘처럼 인정머리가 없던 적이 없었어요. 본디 '김'이라고 하고 이를 뽑는 걸 '김매기'라고 했지 노골적으로 '잡스런 풀'이라고 멸시하고 '제거(除去)'란 무시무시한 말로 필멸(必滅)의 대상으로 찍어버리진 않았으니까요.마치 미국인들이 911테러와 연관 지어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한테 한 것처럼 말이에요. 그리고 우리와 전쟁을 벌여 그 승패가 풍흉( 이만훈의 세상만사 | 이코노텔링 이만훈 편집위원 | 2025-08-12 07:00 [이만훈의 세상만사] ⑲ 1만 2천년 전 '농업 태동' [이만훈의 세상만사] ⑲ 1만 2천년 전 '농업 태동' 하늘의 조화는 알 수가 없어요. 당장 모든 걸 태워버릴 듯이 그렇게 열기를 내리더니 이번엔 모든 걸 쓰러버릴 듯이 물세례를 퍼부으니 말이에요.'황매시절가가우(黃梅時節家家雨: 매실이 익어갈 참이니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청초지당처처와(靑草池塘處處蛙: 연못가 풀 섶에선 개구리가 요란스레 울어대네)'매실이 노랗게 익을 무렵엔 비가 오게 마련이라 이를 매우(梅雨) 또는 황매우(黃梅雨)라고 한다지요. 해마다 초여름인 유월 상순부터 칠월 상순에 걸쳐 계속되는 장마를 이르는 말이기도 한데 올해 조금 늦게 왔네요. 비가 오시면 개구리들만 장치는 게 아니라 우리 풀들도 살 판 나죠. 엊그제까지만 해도 타는 목마름으로 시들 새들 비실거리다 오늘 번들거리는 우리 친구들 낯빛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아요?그런데 인 이만훈의 세상만사 | 이코노텔링 이만훈 편집위원 | 2025-07-28 07:00 [이만훈의 세상만사] ⑱ 감자 애환의 역사 [이만훈의 세상만사] ⑱ 감자 애환의 역사 가만히 있어도 등골에 땀이 흐르고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 탓인가 선풍기를 끼고 앉아 하릴없이 뒹굴다 문득 떠오른 단어 '감자'-. 해마다 이맘때면 겪는 회상의 의식(儀式)이건만 올해는 더욱 짙은 애상(哀想)으로 다가오는 건 또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다.'보리는 먼저 죽고 감자는 나중에 태어난다. 여름을 견디는 집마다 한소끔 김이 올라오면 감자 냄새가 곧 희망이었다.'어디선가 본 '감자예찬'의 한 대목처럼 절절한 것은 식량이 부족했던 1950~70년대를 거치면서 찌는 듯 한 여름마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그 험한 보릿고개를 함께 넘었던 친구이자 뭇 생명을 지켜준 은혜로운 존재에 대한 예의일 테다. 18세기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비평가 메르시에(Luis Sebastien 이만훈의 세상만사 | 이코노텔링 이만훈 편집위원 | 2025-07-16 07:00 처음처음1234567다음다음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