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7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이만훈의 세상만사] ⑰ '바람에 눕는' 판사 [이만훈의 세상만사] ⑰ '바람에 눕는' 판사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드디어 울었다/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다시 누웠다풀이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발목까지/발밑까지 눕는다/바람보다 늦게 누워도/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바람보다 늦게 울어도/바람보다 먼저 웃는다/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김수영(金洙暎·1921~68) 시인의 「풀」전문이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열린 이래 바람과 풀이 없던 날이 단 일순(一瞬)인들 있었으랴.바람은 언제나 풀 위에 살고, 풀은 어느 곳에서건 바람 아래 터를 잡고 자란다. 하지만 바람과 풀은 공평하지 않다. 바람은 풀을 누일 수 있지만, 풀은 바람을 일으키지 못한다. 그럼에도 바람과 풀이 동거하는 까닭은 거부할 이만훈의 세상만사 | 이코노텔링 이만훈 편집위원 | 2025-06-26 07:00 [이만훈의 세상만사] ⑯ '大統령' 이재명 [이만훈의 세상만사] ⑯ '大統령' 이재명 드디어 지긋지긋하기만 했던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이번 대선이 내가 직접 투표해 대통령을 뽑는 아홉 번째 선거 가운데서도 최악이었다.어차피 가장 훌륭한 인물을 뽑는 선거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진 일(*아마 애시당초 없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이라 늘 '덜 나쁜 놈' 고르기인 줄 알면서도 정말 이번엔 힘들고 싫었다.후보라고 나선 인물들의 됨됨이가 하나같이 망측한 엉터리들인데다 나라를 어찌 어찌 경영하리란 비전을 내놓기보다는 서로 그 잘난 낯짝을 붉히며 물고 뜯기에 바빴으니 선거운동 기간 내내 고역도 그런 고역이 없었다.아니, 이미 지난 해 12월 '석동(石童)'이 돌발적으로 저지른 비상계엄이란 불장난 이후 저마다 간난에 빠진 이 나라를 구할 구세주입네 하고 깝칠 때부터 구역질과 고통 이만훈의 세상만사 | 이코노텔링 이만훈 편집위원 | 2025-06-10 18:40 [이만훈의 세상만사] ⑮ 낯 뜨거운 대선 [이만훈의 세상만사] ⑮ 낯 뜨거운 대선 「온 나라가 연일 시끌벅적한 게 정신이 하나도 없다.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돼 급작스레 후임을 뽑는 선거판이 벌어진 판에 북쪽 '석동(石童·돌아이)'은 미사일 장난을 계속하고, 이에 경쟁이라도 하듯 바다 건너 큰 석동 역시 느닷없이 돈타령으로 겁박하고 있으니 말이다.사정이 이런 데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들은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해 서로 네 탓에 핏대를 올리느라 여념이 없으니 도대체 이게 나라인지, 나라라면 누구의 나라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참 묘하다. 꼭 8년 전 이맘때 쓴 글인데 어찌 이리 요즘 나라꼴을 판박이로 그렸는지 내 스스로도 기가 막힐 지경이다. 나쁜 역사는 반복한다더니 글마저 반복해야 하는 처지가 서글프고 참담하다.이러니 정치만 생각하면 저절로 욕지기가 일고, 행여 뉴스라도 볼라 이만훈의 세상만사 | 이코노텔링 이만훈 편집위원 | 2025-05-23 07:00 처음처음123456다음다음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