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미중 무역 전쟁 일어나면서 '피크 차이나' ( Peak China )론 나와
美인사이더誌, 인도·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방글라데시 등이 대체역할 경쟁
미국-중국간 갈등과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가운데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의 입지가 흔들리는 가운데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 5개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4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중국 경제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론과도 맥을 같이 한다.
미국 경제매체 인사이더는 인도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5개국이 중국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인사이더는 중국이 40년에 걸쳐 세계화, 글로벌 공급망 통합과 함께 제조업 강국의 자리를 다져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인 2018년부터 미국과 무역 전쟁을 겪으면서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중국 정부의 무리한 '제로(0) 코로나' 정책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제조업을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절감시켰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전후해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자 다국적기업들은 중국 내 공장 시설을 다른 국가로 이전하고 있다. 인사이더가 지목한 아시아 5개국 중 시장과 인구 규모가 가장 큰 인도에는 애플이 아이폰 제조시설을 이미 옮긴 데 이어 아이패드 공장의 이전도 검토하고 있다.
월가의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지난 9월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아이폰 4대 중 1대는 인도에서 제조될 정도로 애플의 인도 내 제조시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도의 강점은 유엔 경제사회처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전망한 대로 2023년에 중국을 따라잡고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으로 올라선다는 점이다.
애플은 베트남에도 아이폰 제조시설을 이전한 데 이어 맥북 생산공장의 이전도 추진하고 있다. 1986년 이후 경제개혁을 통해 빠르게 성장해온 베트남에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삼성 등이 제조 시설을 옮겨왔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경제 규모로 2위인 태국에는 일본 기업 소니와 샤프가 공장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소니는 2019년 중국 내 스마트폰 공장 폐쇄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시설을 태국 등지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는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의류 수출국으로 부상할 정도로 임금 경쟁력을 무기로 의류 부문에서 해외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방글라데시 노동자의 월급은 평균 120달러(약 15만3000원) 이하로 중국 광저우 노동자 임금의 5분의 1 수준에 못 미친다.
말레이시아도 제조시설의 탈중국 바람을 기회로 보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액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