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2 14:00 (월)
[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80) '고성과자 우대' 경영의 함정
[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80) '고성과자 우대' 경영의 함정
  • 이코노텔링 권능오 편집위원(노무사)
  • nomusa79@naver.com
  • 승인 2026.01.12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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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의 스타 플레이어는 '이직희망자'가 될 가능성이 높고 중간성과자들은 소외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직원이 실패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피드백 시스템 구축해
대부분의 조직은 비슷한 인력 구조를 가진다. 상위 20%의 고성과자, 하위 10%의 저성과자, 그리고 조직의 70%를 차지하는 평균 성과 직원들이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대부분의 조직은 비슷한 인력 구조를 가진다. 상위 20%의 고성과자, 하위 10%의 저성과자,

그리고 조직의 70%를 차지하는 평균 성과 직원들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비율이 기업의 규모나 산업, 성장 단계와 무관하게 거의 고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의 인사 전략은 늘 상위와 하위에 집중된다. 고성과자에게 얼마나 더 보상할 것인가, 저성과자를 어떻게 걸러낼 것인가가 인사의 핵심 의제가 된다.

그 이유는 많은 경영자가 '상위 20%가 80%의 성과를 낸다'는 파레토의 법칙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잘한 직원이 계속 잘하기 때문에 그 직원에만 회사가 신경을 쓴다"는 인식이다. 그래서 인사 시스템은 고성과자(High Performer)를 어떻게 보상할지, 혹은 하위 10%의 저성과자를 어떻게 관리하거나 배제할지에만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 결과, 정작 조직의 척추 역할을 하는 70%의 중간 성과자(B-Player)들은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그러나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한다. 상위 20%가 성과의 80%를 만든다는 파레토의 법칙은 매력적인 논리다. 하지만 이 논리를 장기적 인력 운영에 그대로 적용하는 순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왜냐하면 20%의 스타 플레이어는 언제든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이직희망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조직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지탱하는 실질적인 힘은 바로 이 70%의 보통 직원들에게서 나온다.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느냐, 정체하느냐는 결국 이들 70%를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 고성과자 몇 명의 생산성을 10% 높이는 것보다, 70%의 평균 성과 직원의 생산성을 1%만 끌어올리는 것이 조직 전체 성과에는 훨씬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방치된 평균 성과 직원의 미래다. 지금 있는 회사에서 성장 경로가 보이지 않는다면 이들은 서서히 '조용한 퇴사' 상태로 이동하여, 결국 저성과자로 전락한다. 평균 성과 직원이 고성과자가 되지 못한 이유를 개인의 역량 부족으로만 돌리기는 쉽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명백히 회사가 방치한 결과다. 회사가 적절한 배치, 교육, 도전 과제, 피드백을 제공했더라면 상위 20%에 진입할 수 있는 자원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의 지속 성장은 외부 인재 영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채용 비용은 갈수록 상승하고, 검증된 인재일수록 이탈 가능성도 높다. 결국 내부의 70%를 어떻게 성장시키느냐가 장기적인 경쟁력을 좌우한다. 도요타는 소수의 엔지니어가 아닌, 현장의 평범한 작업자 모두를 개선의 주체로 만든다. 누구나 문제를 발견하면 라인을 멈출 수 있고, 작은 제안도 성과로 연결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사티아 나델라 취임 이후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 배우는 조직'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고성과자 중심의 경쟁 구조 대신, 전 직원이 실패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했다. 침체돼 있던 중간층이 다시 혁신의 동력으로 살아난 이유다.

구글의 GRAD 프로그램도 같은 맥락이었다. 목표 설정–피드백–관리자 코칭을 통해 평균 성과 직원이 스스로 성장을 관리하도록 구조를 만들었다. 천재 몇 명이 아니라, 다수의 '보통 직원'이 움직이게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기업의 성장은 소수의 스타 플레이어가 이끄는 영웅 서사가 아니다. 진정한 성장은 이름 없는 다수의 직원들이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질 때 만들어지는 시스템의 결과다.

"지금 우리 회사의 70%는 관리되고 있는가, 아니면 방치되고 있는가?"

CEO가 시선을 방치됐던 70%로 돌리는 순간, 조직은 비로소 정체를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에 올라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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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권능오 편집위원(노무사)

■이코노텔링 권능오 편집위원(노무사)■ 서울대학교를 졸업 후 중앙일보 인사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20년 이상 인사·노무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율탑노무사사무소(서울강남) 대표노무사로 있으면서 기업 노무자문과 노동사건 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회사를 살리는 직원관리 대책', '뼈대 노동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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