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저성장과 고환율 영향으로 3년 만에 역성장한 것으로 추산됐다. 그 결과 1인당 GDP는 22년 만에 대만에 역전 당했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DP는 3만6107달러로 2024년 대비 116달러(0.3%)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1인당 GDP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22년(3만4810달러,-7.2%) 이후 3년 만이다.
재경부가 9일 발표한 지난해 경상 GDP 성장률 3.8%를 '최신 경제동향'의 2024년 경상 GDP(2556조8574억원)에 대입하면 지난해 경상 GDP는 2654조180억원이다. 이를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 1422.16원을 적용해 달러로 환산(1조8662억달러)하고, 데이터처가 추계한 지난해 인구 5168만4564명으로 나누면 3만6107달러다.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2024년의 절반인 약 1.0%다. 코로나19 사태로 역성장한 2020년(−0.7%)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사상 최고로 오른 점도 달러화 환산 1인당 GDP를 낮춘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대만 정부는 지난해 11월 말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를 반영해 실질 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4.45%보다 2.92%포인트 높인 7.37%로 상향 조정했다. 대만 통계청은 이를 토대로 지난해 1인당 GDP가 3만8748달러로 추산했다. 이로써 한국의 1인당 GDP는 2003년 1만5211달러로 대만(1만4041달러)을 제친 후 22년 만에 역전 당하게 됐다.
문제는 한국과 대만의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대만의 1인당 GDP가 올해 4만달러를 넘어서는 반면 한국은 2028년에야 4만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력 산업이 반도체로 같지만 대만과 달리 한국은 규제개혁과 산업 구조조정이 부진하면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구조적인 저성장 추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