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원/달러 환율이 넉 달 만에 장중 141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3.8%로 예상보다 높게 나온 가운데 한미간 관세협상이 장기화하며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투자금 3500억달러는 '선불'이라고 언급하면서 시장 우려가 확산됐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 30분 전날보다 11.8원 오른 1412.4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새벽 8.70원 오른 1409.3원으로 야간 거래를 마감했던 것에서 3.1원 더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8월부터 1380∼1400원 범위에서 오르내리다가 9월 24일부터 사흘째 올랐다. 24일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뚫은 데 이어 25일에는 주간 거래에서도 1400원을 넘었고, 야간 거래에서는 1410원도 돌파했다.
최근 환율 상승은 기본적으로 달러가 강세이기 때문이다.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고, 미국 경제지표도 양호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한 영향이다.
미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3.8%(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나온 잠정치(3.3%)보다 0.5%포인트 높은 것이다. 2023년 3분기(4.7%) 이후 7개 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한미간 관세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 증대도 원화 가치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미간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이 3500억달러라고 재확인하면서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어떤 식으로 구성하고 이행하느냐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날 주식시장도 외국인의 대량 매도에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85.06포인트(2.45%) 내린 3386.05에 장을 마치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가 3400선을 밑돈 것은 12일(3395.54)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30.72포인트(0.89%) 내린 3440.39로 출발해 하락 폭을 키워 한때 3365.73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 대비 17.29포인트(2.03%) 내린 835.19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