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04:10 (화)
[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39) 거래선 전담직원의 명암
[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39) 거래선 전담직원의 명암
  • 권능오 노무사
  • nomusa79@naver.com
  • 승인 2024.03.2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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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창구 역할 제대로 관리 안하면 회사경영에 치명상
본분 잊고 상대 회사와 유착하거나 갑질하는지 살펴야
회사에서 주요 거래선을 관리하고 그들과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직원들은 간부만큼 중요하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회사 인력 중 간부만큼 중요하지만 회사가 종종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직원들이 있으니 바로 회사의 주요 거래선을 관리하고 그들과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직원들이다.

이들을 제대로 표현할 인사관리상 표현이 없어 일단 "전담직원"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이런 전담직원들은 거래상대회사의 관계에 있어 "을"의 입장에 있는 직원과, 반대로 "갑"의 입장에 있는 직원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치열한 수주 경쟁에서 거래를 맺은 회사를 상대하는 전담직원은 "을"의 입장에 서게 되고, 회사와 계약관계에 있는 산하 대리점·영업소·프랜차이즈를 담당하는 직원은 아무래도 "갑"의 입장에 서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들에 대해 회사가 관심을 안 가지면, 종종 경영에 치명적 영향을 준다. 실제 사례들을 알아보자.

첫째, "을" 전담직원이 "갑"처럼 행동하는 경우이다.

이런 직원들은 거래선의 각종 클레임을 무시 또는 늦장처리를 하거나,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자리에서 거래선의 의사결정자나 담당자를 화나게 만드는 말이나 행동을 한다. 이 경우 거래선 회사에서 전담직원 교체를 요구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거래선은 적당한 이유를 내세워 이런 전담직원들이 소속한 회사와 거래를 끊어 버린다.

안 그래도 자기 회사랑 거래를 트자는 회사들이 많은데, 구태여 문제가 있는 전담직원이 속한 회사와 거래를 지속할 이유는 없다.

둘째 ,"을" 전담직원이 거래선 요구에 진짜 을처럼 "끌려다니는" 경우이다.

을 전담직원들은 거래선의 이런저런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회식요구나 골프접대 요구는 차라리 낫다. 돈도 크게 안 들고, 유대관계가 계속 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거래선이 "거래유지"를 무기로 이런저런 회사 공식 비용의 부담을 "을" 전담직원에게 계속 요구한다는 것이다. 가령 배달비용을 원래 거래선이 부담했었는데, "올해부터는 당신 회사가 부담하라" 든지, 기타 회사 손익을 갉아 먹는 요구들을 하면, 을 전담직원들은 외형매출 유지를 위해, 또 자기의 자리 보존을 위해,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일본 회사원들도 우리랑 비슷한지, 상부에 보고도 없이 이런 거래선의 비용 부담요구를 들어준 직원을 인사조치한 일이 있다고 한다.

셋째, "갑" 접점직원이 정말 "갑질"을 하는 경우이다.

대리점이나 영업소로부터 뇌물이나 큰 선물을 받는 것은 전통적인 갑질이므로 여기서 논외로 하더라도, 자기 큰 형님뻘 되는 대리점 사장에게까지 반말 비슷한 하대를 한다든지, 특정 영업소에 유리한 정책을 펴서, 다른 영업소를 불리하게 만드는 것도 일종의 갑질이자 횡포다. 이에 불만을 품은 영업소가 나중에 문제(영업소 포기 등)를 일으키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넷째, "갑" 전담직원이 오히려 대리점, 영업소의 "을" 노릇을 하는 경우이다.

일부 갑 전담직원들이 영업소 사람들을 자주 만나다보면, 회사 소속 직원이라는 자기 본분을 잊고,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주장에 공감을 하면서 그들 편을 든다. 회사보다는 대리점, 영업소의 이익을 위하는 현장정책을 펴거나, 심지어 그들의 "정보원" 역할을 하는 일도 있다. 어떤 전담직원은 이런 사례가 적발되어 권고사직을 당한 경우도 있다.

다섯째, 전담직원이 퇴직 후 담당했었던 거래선물량을 자기가 차지하는 최악의 경우도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전담직원과 거래선 담당자들과의 사이에 사전교감(?)은 당연히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회사 매출 감소도 큰 타격이지만, 졸지에 회사 경영진은 바보가 된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려면, 그럴 가능성이 있는 거래선 전담직원들과 회사 사이에 "전직금지약정"이나 "경업금지약정" 같은 것을 미리 맺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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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능오 노무사
권능오 노무사

서울대학교를 졸업 후 중앙일보 인사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20년 이상 인사·노무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율탑노무사사무소(서울강남) 대표노무사로 있으면서 기업 노무자문과 노동사건 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회사를 살리는 직원관리 대책', '뼈대 노동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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