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1:45 (금)
[이지언 변호사의 티격태격] ⑥ '처분문서'가 뭐길래
[이지언 변호사의 티격태격] ⑥ '처분문서'가 뭐길래
  • 이지언 이코노텔링 편집 자문위원(변호사)
  • gon2fly@naver.com
  • 승인 2023.03.23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임대차 계약서ㆍ차용증ㆍ확인서 등 법적 효과 있는 문서
직접 작성해 상대방에게 넘기면 날인 안해도 효력…인감도용 둘러싼 다툼 빈번
항상 본인 명의로 작성하는 서류, 특히 법적 효과가 발생하는 문서의 작성, 날인에 있어서는 항상 신중하여야 한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우리는 매일매일 다양한 문서, 글들을 작성하면서 살아간다. 개인의 사적인 일상이 담긴 일기장, 직장 상사 보고서부터 이메일, 카톡 메시지까지 글의 내용과 형식은 매우 다양하다.

이 중에서 법적효과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고 이의 발생을 의도하는 문서가 바로 처분문서이다.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처분문서의 개념에 대해 선뜻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임대차 계약서, 차용증, 각종 확인서가 바로 처분문서이다.

이러한 처분문서를 본인이 종국적으로 자필로 직접 작성하였고 상대방에게 전달하였다면 날인 여부와 상관없이 법적 효력이 있다. 그러나 미리 인쇄된 부동문자의 경우에 본인의 자필 기재가 없다면 도장(인감)의 날인이 필요하다.

이 때 만약 제3자가 타인의 도장을 훔치거나 몰래 위조하여 날인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실제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특히 부모가 성인 자녀의 인감을 몰래 사용하여 연대보증을 한 사건, 누나가 남동생의 인감을 사용한 사건, 함께 사업을 하는 친구가 몰래 인감을 사용한 사건 등 매우 가까운 지인이거나 가족 사이에 이러한 일들이 많다.

얼마 전, 남동생이 누나의 부탁으로 인감증명서만 발급받아서 제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던 매형이 처남의 인감도장을 훔쳐서 대여금 계약에 연대보증 날인한 사건이 있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소송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법원은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에 대해 어떻게 판결을 하고 있을까. 우선 처분문서에 날인된 인감의 인영이 인감증명서 또는 인감대장의 인영과 동일하다면 명의자가 자신의 의사로 날인한 사실이 추정된다. 그리고 날인의 진정성이 인정되면 전체 문서가 명의자의 의사에 의해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법원은 2단의 추정력을 사용하여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있다.

결국, 문서에 날인된 인영이 본인 인감의 인영과 다르다는 사실, 또는 인영의 동일성은 인정되나 본인이 아닌 제3자가 임의로 작성한 사실에 대해서 문서의 진정성립을 다투는 자가 증명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

때로는 제3자의 문서 위조행위에 대해서 사문서 위조로 형사고소를 하기도 한다. 다만 수사기관에서 의욕을 가지고 성실하게 수사하여 위조혐의를 밝혀내면 다행이나 수사기관의 의욕 부진, 증거불충분으로 인하여 무혐의가 나면 관련 민사사건에 악영향을 미친다.

항상 본인 명의로 작성하는 서류, 특히 법적 효과가 발생하는 문서의 작성, 날인에 있어서는 항상 신중하여야 하고, 타인에게 이를 맡길 때는 사후 확인과정이 필수적이다. 가족이라도 인감을 맡겨서는 안 되고, 본인이 필히 직접 관리하여야 한다. 아니면 낭패보는 일이 생길 수 있다.

---------------------------------------------------

이지언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제52회 사법시험(연수원 42기)에 합격했다. 중앙일보 지주회사격인 중앙미디어네크워크 법무팀에서 사내 변호사로 다년간 근무를 했다. 이후 법무법인 고도에서  민ㆍ형사,행정,가사 사건을 맡아 처리하였고 현재는 IBS 법률사무소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 하고 있다. 각종 스타트업 등 회사의 법률자문 및 서대문 경찰서 자문, 포항공대 옴부즈만을 맡고 있으며 드라마 '라이브' 제작 자문도 맡았다. 그 외 '궁금한 이야기y'. MBC 뉴스에도 출연해 까다로운 법률용어를 쉽게 풀어내는 수완을 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 229번지 (서울빌딩)
  • 대표전화 : 02-501-63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재열
  • 발행처 법인명 : 한국社史전략연구소
  • 제호 : 이코노텔링(econotelling)
  • 등록번호 : 서울 아 05334
  • 등록일 : 2018-07-31
  • 발행·편집인 : 김승희
  • 발행일 : 2018-10-15
  • 이코노텔링(econotelling)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코노텔링(econotelling).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unheelife2@naver.com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장재열 02-501-6388 kpb11@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