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 여파로 8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2.0원 폭등한 1321.4원에 장을 마쳤다. 전일 대비 상승 폭은 2월 6일(23.4원)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105.7대로 연중 최고로 치솟으며 달러화가 초강세였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거센 쌍끌이 매도로 전 거래일보다 31.44포인트(1.28%) 하락한 2431.91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18억원, 8199억원을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943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선방해 전 거래일보다 1.81포인트(0.22%) 내린 813.95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16억원, 1772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만 2450억원을 순매수했다.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 때문이었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공격적인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이어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 "물가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인식돼 미국 주가가 급락하고 글로벌 달러 강세가 재연되는 등 파장을 일으켰다. 그 여파는 곧바로 한국 등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국내에선 연준이 빅스텝을 밟을 경우 한국은행도 경기침체 심화 우려에도 추가로 금리인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며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했다. 시장에선 한은이 추가 금리인상을 할 경우 하락 폭을 줄여가던 주택 가격도 다시 급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