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美물가의 진정에 따라 지난해 평균환율보다 108원 낮은 1215원 수준 전망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5%에 머무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경제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기존 1.9%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상반기에 1.3%, 하반기에는 1.7%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간 성장률 1.5%는 한국은행과 IMF 등 국제기구가 내놓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중 가장 낮은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한 1.8%, 한국은행 1.7%, 정부 1.6%보다 낮고 아시아개발은행(ADB) 전망치 1.5%와 같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기존 2.0%에서 0.3%포인트 낮춘 1.7%로 수정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를 극복할 국내 성장 모멘텀이 없어서 올해 본격적인 불황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급진적인 긴축 기조를 지속하거나 과도한 수준의 민간부채가 금융시장의 위기를 가져오면 성장률 감소폭이 더 커질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때 과도한 재정지출로 정책적 지원 여력마저 떨어져 성장률 하향 전망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내수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민간소비 성장률 4.4%보다 2.0%포인트 낮다. 연구원은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 감소와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자영업자의 소득 감소,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부문의 공격적 투자에도 금리인상으로 인한 자본조달 비용 부담이 가중되며 -2.5%, 건설투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 차질 등으로 -0.5%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원자재가격이 상반기 이후 점차 안정되고 강달러 현상도 완화되면서 지난해보다 1.7%포인트 낮은 3.4%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성장의 견인차인 수출은 반도체 수출 부진 영향으로 1.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수출증가율 3.1%보다 1.9%포인트 낮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D램 및 낸드 가격의 하락세 지속과 초과공급 현상이 이어지며 감소세가 확대되고, 석유화학과 일반기계 수출도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약화로 증가세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상수지는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145억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위축 폭이 예상보다 커지거나 반도체 이외 주력 수출품목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수출 증가세는 더 약화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물가 급등세 진정에 따라 지난해 평균 환율(1323원)보다 108원 하락한 1215원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0.1~0.2%포인트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기위축이 최소화하도록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기업과 가계에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