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09 11:05 (목)
[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⑩ 조직력 느슨해지면 회사권위 무너져
[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⑩ 조직력 느슨해지면 회사권위 무너져
  • 권능오 노무사
  • nomusa79@naver.com
  • 승인 2023.01.26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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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 대기업은 직원이 성과를 올리고 일을 잘해도 칭찬을 하지 말라고 '훈련'
섣부른 칭찬은 직원에게 자만심과 그릇된 우월감 심어줘 회사 권위에 맞서기도
인사고과제도를 철저히 상대평가 제도로 운영, 저성과직원 일정 비율로 걸러야
회사의 직원에 대한 장악력 또는 통제력이 강한 회사보다는 약한 회사에서 이런저런 사건들이 빈발한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노무사로서 기업 문제들을 상담하다 보면 피부로 느껴지는 것이 하나 있는데 이런저런 사건들이 "회사의 직원에 대한 장악력 또는 통제력"(이후 이것을 편의상'그립력'이라 표현하겠다)이 강한 회사보다는 약한 회사에서 빈발하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설사 문제가 생겨도 그립력이 강한 회사에서 쉽게 해결된다.

한때 국내 모 대기업 그룹 간부들은 직원이 성과를 올리고 일을 잘해도 칭찬을 하지 말라는 훈련을 받았다 한다.

섣부른 칭찬은 직원들에게 자만심과 그릇된 우월감을 심어주게 되어 그들을 나태하게 하고 심지어 나중에 회사 권위에 도전하게 만든다는 이유에서이다.사소한 칭찬 하나가 회사 그립력에 영향을 줄 정도이면 그립력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도 있을 것이다. 그 이유들을 살펴보자

첫째, 사내 의사결정 권한이 불필요하게 하부에 위양되어 있고 심지어 정부기관처럼 각종 위원회까지 두고 있는 경우이다. 가령 승진자 결정에 있어서 '부서추천제'를 운영한다든지 회사의 각종 현안을 결정하는 위원회를 여러 개 두고 의사결정을 한다면 경영자의 조직장악력은 구조적으로 현저히 제한되게 된다. '민주적 경영'은 국가경영에는 맞을지 몰라도 회사 경영에는 많은 부작용을 낳는다.

둘째, 회사 인사권 행사의 기초인 평가제도가 제대로 운영 안될 때이다. 여기에는 평가제도 자체의 결함이 있을 수 있으나 상당 부분은 제도 결함보다는 악성 부하직원을 다스리기는커녕 휘둘리는 간부 개인의 자질 문제에 있다. 아무나 간부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셋째, 사회 분위기이다. 워라벨이 당연시되는 문화와 주4일제 논의 등 회사의 그립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코로나 위험성이 완화됨에 따라 IT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회사로 복귀하라는 지시를 하니까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하는 등 잡음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회사가 한번 그립력을 느슨하게 하여 그 편안함에 직원이 익숙하게 되면 이를 다시 복구하는데는 많은 부작용이 생긴다.

그렇다면 회사가 그립을 강하게 쥐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조직구조를 단순히 가져가야 한다. 경영자의 권한을 제한하는 위원회조직은 폐지하고 조직의 군더더기 부분은 도려내야 한다.

둘째, 세세한 것까지 보고하게 해야 한다. 이런저런 각종 사고는 교과서적인 "권한의 하부 위임"을 섣불리 믿고서 보고 없이 직원들에게 맡긴 일 중에서 터진다. 결정은 아래에서 하도록 자율권을 주되 그 내용만은 보고하게 해야 한다.

셋째, 인사고과제도를 철저히 상대평가제도로 운영, 저성과직원이 일정 비율로 나오게 해야 한다. 나중에 회사를 골탕 먹일 '트러블메이커'는 그들 중에 나올 확률이 높다. 최근 삼성 등 일부 대기업이 고과점수 부여방법을 절대평가제도로 전환했으나 그들은 이미 이전 20여 년 이상 철저한 상대평가제도 운영을 통해 조직문제를 해소한 상태이다.

넷째, 업무는 공식 보고를 통해 알 수 있지만 직원들 간의 감춰진 갈등은 확인이 어렵다. 경영자의 학연,지연 등 개인적인 인연을 통해서라도 내부 정보 채널을 갖춰라.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회식 자리가 끝난 후 회사 사정을 이야기해줄 만한 활달한 직원을 승용차 옆자리에 태워 넌지시 직원들 상황을 물어보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

다섯째, 정기적으로 사무실을 순시해라. 단지 하루 한 번 순시만으로 사무실 분위기는 탄탄하게 조여진다. 또 그 과정에서 사무실 상태와 직원들 얼굴 표정을 통해 조직 분위기를 읽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다. '내 회사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하는 오너 경영자들은 대부분 오전, 오후 2번 사무실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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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능오 노무사.

서울대학교를 졸업 후 중앙일보 인사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20년 이상 인사·노무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율탑노무사사무소(서울강남) 대표노무사로 있으면서 기업 노무자문과 노동사건 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회사를 살리는 직원관리 대책', '뼈대 노동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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