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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효자'였던 섬유 '패션'날개 달아 재도약 부심
'수출 효자'였던 섬유 '패션'날개 달아 재도약 부심
  • 성태원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iexlover@hanmail.net
  • 승인 2019.07.08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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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1월11일 단일 업종 처음 '100억달러 수출' 금자탑… 이날 '섬유의 날'로 지정
2016년 섬유 무역수지 적자 돌아섰지만 섬유소재 수출액 세계 7위ㆍ고용 85만명 건재

섬유산업은 ‘수출 입국(立國)’의 기치를 내걸었던 60년대 이래 줄곧 ‘수출 한국’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1997년 IMF 사태를 변곡점으로 해서 후퇴와 변화의 시대를 맞게 됐다. 당시 특수한 상황에서 섬유업이 ‘사양업종’으로 치부되면서 고난이 다가왔다. 섬유 수출에 나선지 약 40년 만의 일이었다.

섬유는 경제발전시기 한국경제를 들어 올린 효자 업종이었다. 1987년 단일 업종으론 처음으로 100억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섬유업종은 패션산업으로 거듭나는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섬유소재 수출액은 세계 7위를 기록하는 등 하기에 따라선 얼마든지 제2도약을 할수 있는 여지가 있다. 현재 85만명을 고용하는 대표적인 제조업이기도 하다. 사진은 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을 맡아 섬유의 중흥기를 차례로 이끌던 박용학 전 대농 회장,이동찬 전 코오롱 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섬유는 경제발전시기 한국경제를 들어 올린 효자 업종이었다. 1987년 단일 업종으론 처음으로 100억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섬유업종은 패션산업으로 거듭나는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섬유소재 수출액은 세계 7위를 기록하는 등 하기에 따라선 얼마든지 제2도약을 할수 있는 여지가 있다. 현재 85만명을 고용하는 대표적인 제조업이기도 하다. 사진은 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을 맡아 섬유의 중흥기를 차례로 이끌던 박용학 전 대농 회장,이동찬 전 코오롱 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섬유업계는 2000년대로 넘어 오면서 개도국의 급부상과 격심한 글로벌 경쟁 등으로 인해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새로운 발전전략 모색에 나서야만 했다. 섬유산업을 ‘섬유패션산업’이라 고쳐 부르는 가운데 생존을 위한 자기 변신에 내몰리게 됐다.

32년 전인 1987년 11월 11일은 섬유 수출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날이다. 단일 업종 최초로 100억 달러 수출 고지를 달성한 날이기 때문이다. 섬유업계가 이날을 ‘섬유의 날’로 정해 지금까지 기념하고 있을 정도다. 그해 섬유 수출은 117억 달러로 전체 수출 472억 달러의 약 25%를 차지했다. 우리나라가 섬유 수출에 처음 나선 것은 1957년으로 실적은 126만7000 달러였다. 품목은 면사와 면직물이었다. 10년 후인 1967년엔 수출주도 성장정책에 힘입어 1억37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해 1억 달러 대에 처음 진입했다. 1971년에는 수출 비중이 무려 41%에 달했다. 1973년 10억 달러를, 1987년 11월 11일 100억 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이후 실적이 187억 달러(1995년 및 2000년), 160억 달러(2013, 2014년) 등으로 높아지기도 했으나 대부분 130억~140억 달러 선에 머물렀다.

섬유 수출 약 60년 중 전반 30년(57~87년)은 수출 신장세가 두드러졌지만 후반 30년(88년~2018년)은 정체 및 후퇴기를 맞았다. 1990년만 해도 한 해에 148억 달러 어치를 수출하며 총 수출(650억 달러)의 약 23% 비중을 차지했다. 이로부터 28년 후인 지난해 수출 성적표는 보기 민망할 정도다. 총 수출이 5736억 달러로 약 9배로 늘어나는 동안 섬유 수출은 137억 달러로 28년 전 148억 달러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수출 비중도 2.4%로 격감했다.

더 큰 문제는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어 2016년 사상 처음으로 7억 달러에 이르는 섬유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지난해엔 수출 140억 달러에 수입 171억 달러로 무역적자가 무려 31억 달러로 확대됐다. 섬유 무역수지는 단일 산업 최초로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한 1987년부터 2001년까지 해마다 100억 달러 이상씩 흑자를 보였던 데 비하면 엄청난 후퇴다. 최근 5대 수출 품목은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 자동차부품, 선박해양구조물 등으로 섬유산업은 축에도 끼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한국 섬유산업은 원자재의 약 3분의 1을 해외에서 수입, 가공해 완제품을 만들고 그 완제품의 약 3분의 2를 해외로 수출하는 해외 의존 및 수출주도형 산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수출 신장 여부는 섬유 산업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주요 잣대가 되고 있다. 섬유 산업의 생산 구조는 원료·원사·직물·염색·패션의류·유통 등 업 스트림에서 다운 스트림까지로 이어지는 다단계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고용 창출 효과가 높고 산업용 섬유 등 고부가가치 실현이 가능한 가공 산업이란 특징도 지니고 있다. 정부는 경제개발 초기에 수출 및 고용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섬유업을 밀어 주었다. 내로라는 기업들도 어떤 형태로든 섬유업에 손대지 않은 기업이 잘 없었을 정도였다.

비록 후퇴는 했다고 하지만 지금도 국민들의 의생활과 수출 및 산업 활동 등을 뒷받침 해주는 주요 기간산업임은 부인할 수 없다. 2017년 기준으로 섬유패션업체 수는 5,396개로 제조업 전체의 7.8% 비중을 차지한다. 고용 인원은 14만8000명으로 5.0%를 점유하고 있다. 도소매·서비스 등 연관 산업을 포함시킬 경우 전체 섬유패션업체 수는 29만9,612개, 고용 인원은 85만1000명에 이른다. 그래도 아직은 세계 15위의 섬유 수출국이다. 기술력은 미국, 일본, EU에 이어 세계 4위로 평가받는다. 역시 2017년 기준 섬유소재 수출은 세계 7위, 의류수출은 세계 34위다.

이처럼 부침을 거듭해 온 한국 섬유산업을 이끈 리더들은 수 없이 많다. 대표적인 이들이 지난 45년 동안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연)의 회장을 맡았던 11명의 섬유 기업인들이다. 이들은 1대~14대에 걸쳐 3년 혹은 그 이상씩 회장을 맡아 한국 섬유 발전을 견인해 왔다.

2000년 이전 회장 7명은 대부분 재계 중량급 인사들이었다. 초대 배덕진 대한방직협회장(75.4~80.6), 2대 박용학 대농 회장(80.6~83.6), 3대 이동찬 코오롱 회장(83.6~86.6), 4대 김우중 대우 회장(86.6~89.6), 5대 김각중 경방 회장(89.7~92.12), 6대 장치혁 고합 회장(92.12~95.12), 7대 장익용 서광 회장(95.12~98.12) 등 쟁쟁한 기업인들이 회장을 맡았다. 섬유업은 물론 다른 여러 사업에서도 큰 활약을 했던 기업인들이 회장을 맡았다. 2000년대 이전엔 그만큼 섬유산업의 수출 비중이나 경제적 위상이 높았기 때문일 것이다.

2000년 무렵부터 회장을 맡은 4명은 8~9대 박성철 신원 회장(98.12~05.3), 10대 경세호 가희 회장(05.3~08.3), 11~12대 노희찬 삼일방직 회장(08.3~14.8), 13~14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14.8~) 등이다. 이들은 섬유산업이 섬유패션산업으로 불리는 가운데 구조조정과 자기 혁신이란 힘든 터널을 통과하는 시기에 회장을 맡은 섬유기업인들이다.

언뜻 보면 이 시기 회장들의 재계 비중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섬유업에 올인 한 전문기업인들이 회장을 맡아 온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또 4명 중 3명이 연임한 것은 섬유업이 점차 후퇴하고 어려워지자 적임자가 선뜻 나서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에선 섬유 전문기업인들이 두 차례 임기(6년) 동안 회장을 맡아 보다 안정적으로 섬유업 발전을 모색해 왔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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