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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웃과 동행 '야쿠르트 아버지‘윤덕병 회장 운명
소외된 이웃과 동행 '야쿠르트 아버지‘윤덕병 회장 운명
  • 곽용석 이코노텔링기자
  • felix3329@naver.com
  • 승인 2019.06.27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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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국민간식용으로 첫 생산…'야쿠르트 아줌마' 양성해 주부 일자리 길 터

국내 최초로 유산균 발효유 시장을 개척한 ‘발효유의 아버지’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이 26일 오전 7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윤 회장은 창업 당시 “균을 돈 주고 사서 먹느냐”는 시장의 반응을 무릅쓰고 불모지와 다름없던 국내 유산균 발효유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다.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창업주/사진=한국야쿠르트 .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창업주/사진=한국야쿠르트 .

1927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윤 회장은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69년 한국야쿠르트를 설립했다. 그는 우유가공업에 축산업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해 일본야쿠르트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건강사회 건설’이란 창업이념을 바탕으로 50년 동안 회사를 이끌었다.1971년 국민 간식 ‘야쿠르트’를 국내 처음으로 생산해 판매했다. 국민 간식 야쿠르트의 탄생에는 윤 회장의 고집과 집념이 녹아 있다. 당시 정부의 축산진흥정책에 따라 우유 생산량은 많아지는데 처리능력이 부족해 원유가 개천에 버려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윤 회장은 유산균 발효유라는 당시로선 생소한 우유가공품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 균을 누가 돈 주고 사먹느냐는 부정적 반응에 유산균이 설사나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무료 시음행사를 진행했다. 마침내 야쿠르트는 1977년 하루 판매량 100만명을 넘어서며 국민간식으로 자리잡았다. 야쿠르트는 출시 첫해 760만개 판매로 시작해 지금까지 490억병 이상 팔렸다.

방문판매 방식도 야쿠르트가 국민적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였다. 윤 회장은 여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주부들을 대상으로 ‘야쿠르트 아줌마’ 제도를 도입했다. 1971년 47명이었던 야쿠르트 아줌마는 1998년 1만명을 넘어섰다. ‘프레시 매니저(fresh manager)’로 이름을 바꾼 야쿠르트 아줌마는 현재 1만1000여명으로 유통 역사를 새로 쓰며 국내 최고의 판매조직으로 성장했다. 도입 초기 어깨에 메는 가방이나 손수레를 직접 끌며 배달하던 형태에서 2015년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전동 카트에 올라타 운전하며 이동한다.

윤 회장은 1976년 식품업계 최초로 중앙연구소를 설립했다. 중앙연구소는 설립 후 20년 만에 독자적인 자체 유산균을 개발해 유산균 국산화 시대를 열었으며, 현재까지 국내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유산균 연구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

윤 회장은 평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원하는 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평소 “우리가 십시일반으로 이웃에게 도움을 줄 때 이 세상은 좀 더 따뜻해 질 것”이라며 양로원과 보육원 등 소외된 곳을 찾아 봉사했다. 창업 초기부터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사회봉사단 ‘사랑의 손길펴기회’에는 이러한 윤 회장의 뜻이 담겨 있다.

윤 회장은 장학재단을 설립하며 인재육성에도 힘을 쏟았다. 2010년 12월에는 사재를 출연해 저소득층 자녀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우덕장학재단을 설립해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 혜택을 제공해왔다.

이처럼 나눔을 실천하고 봉사활동에 앞장선 윤 회장은 1988년 국민훈장 모란장, 2002년 보건대상 공로상, 2008년 한국경영인협회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 등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2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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