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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의 역사갈피] 헨리 포드의 100년 전 혁신 경영
[김성희의 역사갈피] 헨리 포드의 100년 전 혁신 경영
  • 이코노텔링 김성희 객원 편집위원
  • jaejae99@hanmail.net
  • 승인 2022.09.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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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품이던 자동차 대중화…컨베이어벨트로 '대량생산 대량소비' 사회 시스템 구축해
1914년 미숙련 노동자 '일당 5달러 하루 8시간제' 도입…노동자 몰려들어 경찰이 통제
이듬해 연간 30만 대를 팔면 구매자에게 40~60달러 환불해주겠다는 마케팅 신문 광고
1863년에 태어나 1903년 포드 자동차회사를 세운 헨리 포드는 자동차를 '발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자동차 왕'으로 불린다. 사진=포드/이코노텔링그래픽팀.
1863년에 태어나 1903년 포드 자동차회사를 세운 헨리 포드는 자동차를 '발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자동차 왕'으로 불린다. 사진=포드/이코노텔링그래픽팀.

추석 연휴엔 으레 서울을 빠져나간 자동차 수, 고속도로가 붐비는 예상 시간, 통행료 면제등등의 뉴스가 빠지지 않는다. 그런 걸 보면 자동차는 이제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된 모양새다.

자동차 하면 얼른 떠오르는 인물이 미국의 헨리 포드다. 1863년에 태어나 1903년 포드 자동차회사를 세운 그는 자동차를 '발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자동차 왕'으로 불린다.(어쩌면 이건 어릴 적 읽은 책에서 얻은 개인적 기억인지도 모르겠다. 발명왕 에디슨처럼) 그는 그때까지 사치품이던 자동차를 대중의 품에 안겨주었다는 '공적'이 있지만 거기서 그칠 인물이 아니다. '포디즘(Fordism)'이라 해서,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대량생산 대량소비란 사회 시스템을 이룩해 낸 거인이니 말이다.

이와 관련해 『서양 광고문화사』(하루야마 유키오 지음, 한나래출판사)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보인다. 포드가 마케팅 분야에도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는 것이다. "자동차 가격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고가여서 살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납득할 수 있는 가격"으로 팔면서 아울러 "상품을 판 후에도 고객에게 만족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

그러기에 미국 전역에 서비스센터를 세우는가 하면 판매원을 채용할 때 청결, 매력, 권위를 갖추는 것 외에도 자동차를 수리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힐 것을 요구했다. 요즘으로 치면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를 지향했던 것이다.

광고도 획기적이었다. 포드사가 1903년 맨 처음 만든 모델 'A'의 신문광고의 헤드카피는 "누가 포드 자동차를 살 여유가 없으랴?(Who can't afford a Fordmobile?)"였다. 뿐만 아니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1915년에는 연간 판매가 30만 대를 넘으면 구매자에게 40~60달러를 환불해주겠다는 광고를 51개 도시 143개 신문에 실었다. 이는 대성공을 거둬 실제 그해 판매량은 30만 대를 훌쩍 넘겼다고 한다.

하지만 시민으로서 눈길이 가는 것은 그 같은 마케팅 묘수보다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면모다. '표준화 공정'을 마련한 포드사는 1914년 미숙련 노동자에게 일당 5달러를 주고 하루 8시간만 근무하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최저임금제에 주 42시간 근무가 시행되는 요즘에야 피부에 와닿지 않겠지만 당시로선 그야말로 획기적인 조치였다. 어느 정도였느냐 하면 포드사가 있던 디트로이트시로 노동자 무리가 몰려들어 경찰이 통제에 나섰으나 불가능하자 소방차까지 출동해 군중을 해산시켜야 했다.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를 비롯해,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노동의 비인간화'로 냉소하는 시선이 적지 않지만 적어도 당대 대중의 반응은 달랐던 모양이다. 역사의 진실을 알려면 역시 두루 살펴야 한다는 점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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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김성희 객원 편집위원 커리커처.
이코노텔링 김성희 객원 편집위원 커리커처.

고려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로 정년퇴직한 후 북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엔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초빙교수로 강단에 선 이후 2014년까지 7년 간 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겸임교수로 미디어 글쓰기를 강의했다. 네이버, 프레시안, 국민은행 인문학사이트, 아시아경제신문, 중앙일보 온라인판 등에 서평, 칼럼을 연재했다. '맛있는 책 읽기' '취재수첩보다 생생한 신문기사 쓰기' '1면으로 보는 근현대사:1884~1945'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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