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달러 밑돈 건 전쟁발발 전 2월10일 후 처음
달러화 가치,국채 금리 떨어지자 금값은 강세
국제유가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위축 전망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가격으로 돌아갔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3%(2.12달러) 하락한 88.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종가가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2월10일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때 배럴당 120달러대까지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지난달 초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더니 90달러 벽도 깨졌다. 미국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하반기에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65달러대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경기침체 내지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경기가 침체되면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서다.
6~7월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에 이어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도 이날 27년 만에 빅스텝(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잉글랜드은행은 내년 영국 경제성장률을 -2.1%로 예상했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 외로 증가했다는 소식도 국제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7월 마지막 주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46만7000 배럴 늘어났다. 시장이 예상한 70만 배럴 감소와 달리 되레 원유 재고가 늘어났다. 이는 미국 내 소비가 급랭하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국제유가와 달리 금값은 미국 달러화 가치와 미국 국채 금리 하락에 영향을 받아 온스당 18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4%(25.80달러) 오른 1802.50달러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