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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장환의 스포츠 史說]중국 축구, 왜 이러나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중국 축구, 왜 이러나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2.06.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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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나서 국가차원 전폭적인 지원 불구 실력은 퇴보
韓日과의 격차 더 벌어지고 최근엔 필리핀,인도와도 비겨
체제선전 노려 유치했던 아시안컵 개최 급기야 포기 결정
참패하면 성난 축구 팬들 등 반정부 시위할까 노심초사說
90년대 공한증 넘어 무기력증…' 14억 인구 잠재력 ' 허망
1990년대 중국 축구에는 '공한증(恐韓症)'이란 게 있었다. 평소에는 곧잘 하다가도 한국만 만나면 죽을 쑨다고 해서 붙여졌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중국이 내년 6월에 열리는 아시안컵 축구대회 개최를 포기했다.

중국은 열렬한 축구광인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원을 받아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을 제치고 2023년 아시안컵 유치에 성공했다. 최근까지도 10개 도시에서 대회 준비를 해왔다. 그런데 개막이 아직 1년이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연기가 아니라 아예 포기해버렸다.

그 이유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내년까지 중국의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숨어있는 이유가 더욱 관심을 끈다. 중국 축구 실력이 형편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진핑을 비롯해 중국인의 축구 사랑은 엄청나게 크다. 지원도 많이 한다. 하지만, 남자대표팀의 실력은 한국, 일본과의 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더욱 벌어지고 있다. 최근엔 태국과 베트남에 지고, 약체인 필리핀, 인도와도 비겼다. 아시아 랭킹이 9위에서 10위로 떨어졌다.

원래 시진핑의 계획은 내년 봄 국가주석과 총리 등 지도부 재편이 이뤄지면 이후 전국 10개 도시에서 아시안컵을 치르며 흥행 열기를 이어간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홍콩 언론의 분석이다.

'중국이 참패할 경우, 화가 난 팬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처음엔 축구에 대한 욕설이겠지만 바로 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럴 바엔 대회 포기가 낫다.'

중국 축구를 보면 참 불가사의하다. 14억 인구의 잠재력은 무섭다. 경제력이나 군사력, 스포츠 등에서 마음만 먹으면 놀랍게 성장한다. 미국도 중국을 우습게 보지 않는다. 그러나 축구는 아니다. (여자축구는 강하니까 남자에 국한하겠다) 국가주석까지 나서서 세계적인 감독을 초빙하고, 외국 선수들을 귀화시키는 등 강력하게 지원하는 데도 여전하다.

그동안 수많은 분석이 나왔다. C 리그를 중국 마피아들이 장악하고 있어서 그렇다느니, 유소년 축구에 투자하지 않고 성인 축구만 강조해서 그렇다느니, 어느 하나 명쾌하지 않다.

1990년대 중국 축구에는 '공한증(恐韓症)'이란 게 있었다. 평소에는 곧잘 하다가도 한국만 만나면 죽을 쑨다고 해서 붙여졌다.

1995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96 애틀랜타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이 열렸다. 예전의 중국 축구가 아니었다. 엄청나게 빠른 양 윙을 앞세워 파죽지세로 승리를 쌓아갔다. 한국과 중국이 마지막에 만났다. 중국은 비기기만 해도 올림픽에 진출하고, 한국은 반드시 이겨야 했다. 중국의 실력이 좋았다. 이번에는 한국이 중국에 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웬걸. 스타팅 멤버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중국이 최고의 공격수를 빼고 수비를 강화한 것이다. 중국 축구의 후진성을 확인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총공세로 나섰고, 중국은 한 골을 먹고 나서야 반격에 나섰다가 연거푸 실점했다. 결과는 한국의 3-0 완승.

중국이 이때 한국을 꺾었다면 그 후에 어떻게 진행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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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6년 중앙일보 입사. 사회부-경제부 거쳐 93년 3월부터 체육부 기자 시작.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주요 종목 취재를 했으며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현장 취재했다. 중앙일보 체육부장 시절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으며Jtbc 초대 문화스포츠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북스 상무로 퇴직했다. 현재 1인 출판사 'LiSa' 대표이며 저서로 부부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와 소설 '파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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