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확산할 경우 2.2%까지 후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22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했던 2.6%보다 0.2% 포인트 낮은 2.4%로 제시했다.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춘 데 이어 KDI도 같은 폭으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는 정부 목표치이자 잠재성장률인 2.6~2.7%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도 기존 2.6%에서 2.5%로 낮췄다.
KDI는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반도체 호황이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4.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던 올해 수출(금액 기준)이 6.0% 감소할 것으로 수정 전망했다. 수출은 내년에도 2.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582억달러에서 내년에 559억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20만명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할 경우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0.1~0.2%포인트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성장률이 2.2~2.3%에 머물 수도 있다는 것이다.
KDI는 이 같은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는 수요 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합을 확장 기조로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분기 성장률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금리인하를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정정책도 확장 기조로 운용할 것을 주문했다. 대규모 부양 조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세계경제의 하방 위험이 심화함에 따라 국내 경기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민간에 경기 완충력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단기적인 거시경제 정책 기조를 확장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