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구석구석탐색㊳晉초대왕의 사당
중국구석구석탐색㊳晉초대왕의 사당
  • 홍원선이코노텔링편집위원(중국사회과학원박사ㆍ중국민족학)
  • wsh2003@hotmail.com
  • 승인 2019.07.1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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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족 초기문화 집약한 조각과 벽화 등 눈길… 봉선사에는 수령 3천년된 고목 건재

8월 2일,

오늘은 타이웬에서 좀 떨어진 금산을 탐방할 예정이었으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늦게 일어나고 식사도 늦어 차질이 생겼다. 10시 넘어 버스터미널에 가서 금산행 버스 시간을 문의하니 11시 30분 출발이라고 한다. 운행시간이 적어도 2시간은 소요되고 또 터미널에서 산으로 이동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산을 둘러보는데 여러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정을 포기하였다. 대신 시외곽에 있는 晉의 초대 왕(제후)인 당숙우를 모신 사당인 晉祀( 원래는 晉王祀로 불렀다)를 방문하기로 했다.

타이웬의 근교 현옹산 산록에 자리 잡고 있는 주나라의 제후국인 晉나라 초대 왕 당숙우의 사당이 있는 晉祀의 입구 모습
타이웬의 근교 현옹산 산록에 자리 잡고 있는 주나라의 제후국인 晉나라 초대 왕 당숙우의 사당이 있는 晉祀의 입구 모습

진사는 시내버스로 접근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시내 중심지인 5.1광장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종점이 바로 진사공원이었고, 약 1시간이 걸렸다. 진사는 타이웬 서남으로 약 25km 떨어진 현옹산 산록에 위치해 있고 晉水의 水源지이기도 하다. 진사 내에는 수십채의 고건축과 풍경이 수려한 현옹산 산자락의 풍광 그리고 한족 문화의 특색이 넘치는 건축과 각종 조각들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

晉陽第一泉이란 현판이 보인다. 진사 내에 있는 고대 진나라 최초의 샘이라고 한다, 지금도 목책이 둘러쳐진 내부에 샘물이 솟아나고 있다.
晉陽第一泉이란 현판이 보인다. 진사 내에 있는 고대 진나라 최초의 샘이라고 한다, 지금도 목책이 둘러쳐진 내부에 샘물이 솟아나고 있다.

말하자면 중국고대의 제사와 관련된 건축과 왕실 정원, 각종 조각과 벽화, 비각 예술이 일체를 이루는 진귀한 한족문화가 일체로 집약되어 있는 문화유산이다. 이 가운데 難老泉, 侍女像, 聖母像은‘晉祀三絶’로 불린다. 시내버스에서 종점에 내리면 바로 옆은 굉장히 넓은 수목이 우거진 공간이 펼쳐진다. 이곳이 진사공원이다. 이 공원구역은 울창한 수목도 수목이지만 군데군데 정자와 누각이 건설되어 있어 시민들이나 여행객들이 휴식하기에 아주 좋았다. 숲길을 한참 걸어들어가면 진사의 정문이 나타난다. 입장료가 80위안인데 이곳 역시 경로우대(?)로 40위안을 주고 반표를 샀다. 출입구 검표과정에서 검사원이 신분증을 보자고 한다. 여권에 생년은 숫자로 표시되어 있지만 출생월은 영어로 표시되어 있다. 잘 모르는지 오랜만에 외국여권을 봐서 그런지 몰라도 영어로 표시된 달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몇 월이라는 얘기를 하자 들어가라고 한다.

진사 내의 가장 중심전각인 성모전의 모습. 특이한 것은 기둥을 휘감고 있는 용을 나무로 처리하는 등 생동감을 더해 눈길을 끌었다.
진사 내의 가장 중심전각인 성모전의 모습. 특이한 것은 기둥을 휘감고 있는 용이 그냥 그림이나 평면적인 도안이 아니라 나무로 입체감을 살린 조각이라 더욱 생동감이 느껴졌다.

한족의 초기문화 그리고 晉의 문화를 알기 위해서 아주 유용한 유적지임에 틀림없으나 필자는 진사 내에 있는 절인 봉선사에 더 큰 탐방의 의미를 두고 싶었다. 절의 구조와 건물이 아담하고 예쁜 것 같고 불당과 불당 사이에도 각종 수목으로 조경도 잘 되어있다. 불제자가 아닌 필자로서는 전에도 그랬지만 불상은 접어두고 각종 불당과 전각의 공간적 배치와 불당 건물의 조각이나 단청 등에 관심이 더욱 가고 좌우 대칭의 모습에 더 아름다움을 느끼고 있다. 개인의 미적 감각이 나이가 들면서 많이 변하는 것을 실감한다. 비단 불교사원만이 아니다. 따퉁의 고성내의 이슬람사원인 청진사도 그 공간적 배치와 조경 그리고 회색벽돌과 청색문양 그리고 청색의 아랍글자의 묘한 조화의 아름다움을 한껏 즐긴바 있는데 종교 건축물이 그만큼 감동을 주는 것은 그 건축물에 인류의 예지가 많이 집약되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심전각 바로 옆에 거의 누운 측백나무. 수령이 3천년이라고 안내판에 쓰여져 있는데 지금 현재도 분명히 새싹이 돋아나고 살아있다! 3천년이란 나무의 나이가 쉽게 믿겨지지 않는다.
중심전각 바로 옆에 거의 누운 측백나무. 수령이 3천년이라고 안내판에 쓰여져 있는데 지금 현재도 분명히 새싹이 돋아나고 살아있다! 3천년이란 나무의 나이가 쉽게 믿겨지지 않는다.

이 절에서 특히 주목된 것은 팔각칠층 석탑이었다. 사리탑인 이 탑은 수 문제시절 초건되었고, 이어 송대에 그리고 청 건륭제 때 중수되었다고 한다. 탑이 매우 안정적으로 보였고 견고해 보이면서 8각탑이 기단부와 7층으로 높이가 적절히 배분되어 전체적으로 아주 균형미를 갖춘 것으로 여겨져 오랫 동안 눈길을 끈다.

진사가 왕을 모신 사당이기도 하지만 또 한가지 제후국인 진나라의 水源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물의 의미도 갖고 있어 물과 관련된 유적이 많다. 진나라 최초의 샘물이라는 곳은 사방에 목책을 둘러치고 있었지만 목책사이로 샘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지금도 그 샘엔 맑은 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옆의 다른 샘 유적은 물이 말라 적갈색의 흙바닥을 드러내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한가지 진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적어도 역사가 천년이 넘는 거대한 고목들이 수십 그루는 된다는 점이었다. 가장 중심 전각의 바로 옆에 있는 옆으로 완전히 드러누운 측백나무는 수령이 3천년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지금도 확실히 살아있다.

원대에 제작된 진흙으로 빚은 樂伎상. 손에는 각각 피리나 비파 삼현 등의 악기를 쥐고 있다. 이들 소상은 원대의 복식이나 예악제도 음악 등을 이해하는데 아주 귀중한 실물자료이다.
원대에 제작된 진흙으로 빚은 樂伎상. 손에는 각각 피리나 비파 삼현 등의 악기를 쥐고 있다. 이들 소상은 원대의 복식이나 예악제도 음악 등을 이해하는데 아주 귀중한 실물자료이다.

그밖에 국괴수는 1천년에서 2천6백년의 수령을 자랑하고 하늘을 향해 찌를 듯이 솟아있다. 고목 가운데 측백나무는 적어도 1천4백년 이상 되었고 2천년이상 수령의 측백나무가 적지 않다. 이렇게 수령이 높은 고목을 한곳에서 이렇게 많이 본 것은 일생 중에서 처음이다. 일본의 경우 스기나무의 경우 1천-2천년 된 나무가 자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보도를 통해 접한 바 있지만 수령 3천년의 나무를 보니, 그것도 생생히 살아있는 나무를 보니 다른 인공구조물이 시들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 한족의 역사와 문화, 진나라의 문화를 담긴 진사를 떠난다. 진사를 뒤로 하고 밖으로 나오니 수문제 시기 처음 축조한 8각7층 석탑의 아름다움과 적어도 1천년 이상된 측백나무 수십 그루를 본 것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세속의 권력보다 종교가 훨씬 생명력이 강하고 위대하다는 생각이 또 다시 강하게 든다. 바로 이런 유적현장에서 불탑은 1천년을 넘기는 것이 많이 있지만 권세가 강하고 화려했던 권력일수록 그것이 무너지면 철저히 파괴되었던 것이 우리 인류사가 인간에게 보여준 것이 아니었던가 싶다. 문화의 전승과 보존이라는 측면에서도 종교의 역량과 기여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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