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0 18:45 (금)
전주 '얼굴 없는 천사' 누적기부 8억원 돌파
전주 '얼굴 없는 천사' 누적기부 8억원 돌파
  • 이코노텔링 고현경기자
  • greenlove53@naver.com
  • 승인 2021.12.29 2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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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5만원권 지폐와 동전 7009만4960원 놓고 사라져
2000년 시작해 22년째 … 6158가구에 현금과 쌀 등 지원
노송동 천사의길 벽화 '돼지저금통과 선물' 사진=행안부.
노송동 천사의길 벽화 '돼지저금통과 선물' 사진=행안부.

해마다 연말이면 찾아와 익명 기부 바이러스를 전파시킨 전라북도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천사의 기부 선행은 올해로 22년째 이어졌다.

29일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주민센터 인근 트럭에 성금을 놓아둔 천사는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이를 알리고 홀연히 사라졌다.

전주시에 따르면 29일 오전 10시 5분쯤 익명의 전화가 노송동주민센터로 걸려왔다. 매해 이맘때 걸려오는 중년 남성의 목소리로 '얼굴 없는 천사'였다. 그는 "성산교회 앞에 있는 트럭 안에 (성금을) 놓았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이곳에서 돈다발과 돼지저금통, 쪽지가 담긴 상자를 발견했다. 확인 결과 성금은 5만원권 지폐와 동전을 합해 총 7009만4960원이었다. 컴퓨터 글씨로 남긴 쪽지편지에는 "소년 소녀 가장 여러분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시고 따뜻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200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22년째 이어졌다. '얼굴 없는 천사'가 22년 동안 23회(2002년 2회 기부)에 걸쳐 보낸 성금은 총 8억872만8110원에 이른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 4월 한 초등학생을 통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당시 중노송2동주민센터에 보낸 뒤 사라지면서 붙은 이름이다. 그는 해마다 12월 말이면 남몰래 선행을 이어왔다.

전주시는 그동안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으로 형편이 어려운 6158가구에 현금과 연탄, 쌀 등을 전달해왔다. 노송동에 거주하는 저소득가정 초·중·고교 자녀 20명에게 장학금도 지급했다. 노송동에는 천사마을과 천사거리가 생겼고, 매년 천사(1004)를 연상하는 10월4일을 '천사의날'로 지정했다.

2019년에는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놓고 간 6000여만원 성금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래도 천사의 선행은 멈추지 않았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에 따라 성금을 노송동 지역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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