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의사록 공개… " 어느싯점서 자산매입 조정 계획 논의 적절 할 것"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말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언급한 사실이 19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넉넉히 풀린 유동성이 회수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낀 거품 조정이 뒤따를 수 있어 빚내 투자한 사람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경제전문 채널 CNBC방송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공개한 4월 27~28일 정례회의 의사록에 "많은 수(A number of)의 참석자들은 만약 경제가 계속해서 위원회의 목표를 향해 빠르게 개선된다면 어느 시점에(at some point) 다가오는 FOMC 회의에서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것에 대한 계획을 논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적었다.
연준이 자산매입 속도 조정, 테이퍼링을 언급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자산시장의 거품 조정에 대비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이 지금까지 내놓은 통화정책 수정 가능성에 관한 언급 중 가장 명시적인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가 회복하고 있는 시점이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지금은 전례 없는 시기라는 점에서 앞으로 일어날 어떤 일에서도 가능한 대비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테이퍼링 언급이 곧바로 금리인상으로 이어지진 않아도 자산매입 축소로 채권 등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연준이 밝혀온 2022년보다 이른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신규 확진자가 1년 전 수준으로 감소하고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고 있어 연내 금리인상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준은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0.00∼0.25%)으로 낮춰 1년 넘게 유지하는 한편 월 1200억달러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해왔다. 최대 고용과 연평균 2%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을 달성할 때까지 이같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연준 방침이지만, 4월 소비자물가가 4.2% 오르르자 테이퍼링 등 긴축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통화 긴축과 금리인상에 나서면 우리나라도 뒤따를 수 밖에 없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글로벌 초저금리 상황에서 신흥국에 몰렸던 외국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자산시장, 특히 최근 2~3년 사이 급등한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지난해 말 가계부채가 1726조원에 이르고,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큰 상황에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해서 집을 사거나 주식, 가상화폐에 투자한 사람들도 낭패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