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 성장 목표 밑돌아 … "내수부진에 백신보급 관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수출 개선 흐름을 반영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오름세를 반영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7%로 높였다.
KDI는 13일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3.1%)보다 0.7%포인트 높인 3.8%로 제시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경기침체 국면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의 내수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며 "대내외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 경제는 경기 회복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겠으나 부문별 경기 충격과 회복 속도는 불균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는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보급 속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 가운데 대면 서비스업 경기는 당분간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의 경제 전망치는 한국금융연구원(4.1%)이나 JP모건(4.7%)보다 낮고, 정부 목표인 4%대에도 못 미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종전 0.7%에서 1.7%로 1.0%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최근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 급등세를 반영한 것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배럴당 연평균 42.25달러였던 것이 최근 60달러대로 50% 가까이 오른 상태다.
KDI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작지 않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히 미약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2분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할 수 있겠으나, 미약한 내수 회복세를 감안할 때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2.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경제전망 당시(2.4%)와 비교해 0.1%포인트 상승에 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민간소비가 4.9%(잠정치)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못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