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주택 매입과'빚투'주식 투자한 개인 원리금 부담 커져

은행의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인한 시장금리 상승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 주택을 매입했거나 '빚투'(빚 내 투자)해 주식에 투자한 개인들의 대출 원리금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2월 25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59∼3.65% 수준. 연 1%대 신용대출 금리가 등장했던 지난해 7월 말( 1.99∼3.51%)과 비교하면 하단이 0.6%포인트 높아졌다.
신용대출 금리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반등하고 있다.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코픽스 연동)는 연 2.34∼3.95%다. 이 또한 지난해 7월 말(2.25∼3.95%)보다 최저금리가 0.09%포인트 올랐다.
한국은행이 매달 집계하는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가계대출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8월 연 2.55%에서 올 1월 2.83%로 올랐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86%에서 3.46%로 0.5%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63%로 2019년 7월(2.64%)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말에는 가계대출을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대출금리 상승을 이끌었다. 은행들이 대출한도를 줄이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신용 관리에 나섰다. 여기에 물가상승 기대 등으로 가파르게 오르는 국채 금리가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1년 만에 처음으로 연 1.5%를 넘었다. 한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지난달 26일 1.97%로 같은 달 1일(1.79%)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이 같은 대출금리 오름세는 새로 돈을 빌리는 사람은 물론 기존 대출자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신용대출도 약정에 따라 3개월, 6개월 단위로 현 시점의 기준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용대출로 2억원을 빌렸는데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 부담이 100만원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