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몇년전부터 구단 인수준비했고 SK와 인수협상 급속진전"
매매 가격은 주식 1천억원외에 연습장 등 토지·건물 포함해 총 1353억원

신세계그룹이 이마트를 통해 SK텔레콤이 보유한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26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주식 1천억원과 야구연습장 등 토지·건물 352억8천만원 등 총 1352억8천만원이다. 이마트 브랜드의 새 구단은 3월에 출범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SK와이번스 매각 이유에 대해 "사회 발전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고 밝혔다. 야구단을 매각하는 대신 앞으로 아마추어 스포츠를 장기 후원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한국 스포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스포츠 육성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 미래형 스포츠 발굴과 투자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가 야구단을 잘 운영할 수 있는데 왜 남에게 주느냐는 본질적인 질문을 고민했다"며 "신세계그룹이 매력적인 인수 제안을 해왔고, 유통기업의 장점을 살리면 야구단을 더 잘 운영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야구팬들의 소비 성향을 분석해 야구장과 이마트의 장점을 접목한 테마파크 형태의 마케팅 시설 구축을 SK텔레콤은 추진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6년 8월 스타필드 하남 개점을 앞두고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체험형 유통 시대를 열기 위해 SK와이번스를 전격 인수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 여파로 여러 분야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펜싱, 빙상, 장애인사이클 등 현재 우리가 지원하는 아마추어 종목을 더욱 잘 뒷받침하고, 스포츠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야구단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와이번스 매각 건은 신세계의 제안을 받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구단주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논의 끝에 야구단 매각을 결정하고 금액 협상을 마친 뒤 최태원 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멀쩡한 회사가 갑자기 구단을 팔아도 괜찮겠느냐"고 우려했는데 박 사장과 최 부회장이 "신세계가 야구 발전을 위해 와이번스를 더 키우겠다고 하고, 우리는 그 돈으로 비인기종목을 지원하면 서로 윈윈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해 야구단 매각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몇년 전부터 야구단 인수를 준비해왔다"며 "몇 구단과 접촉했는데, SK와 급속도로 인수 논의를 매듭짓게 됐다"고 전했다. 신세계그룹은 "야구팬과 이마트 소비자층이 겹쳐 야구단 운영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