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9:45 (토)
올 사자성어는 '나만 옳아'(我是他非)
올 사자성어는 '나만 옳아'(我是他非)
  •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 felix3329@naver.com
  • 승인 2020.12.21 2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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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6명의 교수참여로 선정…2020년은 '내로남불의 해'로 규정
교수신문이 2020년 한국 사회를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꼽았다. 아시타비는 글자 그대로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이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교수신문이 2020년 한국 사회를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꼽았다. 아시타비는 글자 그대로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이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교수신문이 2020년 한국 사회를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꼽았다. 아시타비는 글자 그대로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이다. 원전은 따로 없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자로 옮긴 것으로 고사에 기반한 사자성어라기보다 신조어에 가깝다.

신조어가 선정된 것은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은 20년 역사상 처음이다.

6개의 사자성어 후보를 두고 교수 906명이 각각 두 개씩 골라 총 1812표가 집계됐다. 이 중 32.45%인 588표가 아시타비에 몰렸다. 교수들은 2020년 한국 사회를 '내로남불의 해'로 규정했다.아시타비는 두 교수의 추천을 받았다. 정태연 중앙대 교수(심리학과)는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할 뿐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최재목 영남대 교수(철학과)도 "여야, 진보와 보수,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사이는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을 두고서도 사회 도처에서 '내로남불 사태'가 불거졌다"는 평을 보탰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뻔뻔스런 발언이 들끓어 사회 전반에 극심한 피로감을 안겼다는 진단이다.

설문에 응한 교수들도 문제의식을 같이 했다. "조국에 이어 추미애, 윤석열 기사로 한 해를 도배했는데 골자는 한 줄이다. '나는 깨끗하고 정당하다'", "진보 정권은 잘못을 인정하는 일이 없고, 보수 세력은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다", "도덕적 시비에 빠진 적폐청산과 야당의 방어 전략으로 추상적, 도덕적 차원에 국정이 고립됐다" 등 촌평이 아시타비에 따라 붙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언론, 검찰, 지식인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아시타비의 뒤를 이은 사자성어는 '후안무치(厚颜無耻)'다. 396표(21.85%)를 얻어 2위로 뽑혔다. '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으로 아시타비와 뜻이 통한다. 전형준 서울대 교수(중문학과)가 추천했다. 후안무치에도 "임명직이 임명권자를 능멸", "586 집권세력의 초법적 행태", "언론의 감정적이고 도를 넘은 보도" 등 날카로운 평이 따라붙었다.

코로나19 사태 속 어려움을 겪는 민생을 표현하는 선택도 적지 않았다. 4위 첩첩산중(疊疊山中∙12.74%), 5위 천학지어(泉涸之魚∙8.16%)에 이런 시각이 반영됐다. "말라가는 샘에서 물고기들이 서로를 돕는다"는 의미의 천학지어를 추천한 전호근 경희대 교수(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지난 1년간 우리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설문에서 천학지어를 고른 다른 교수는 "아시타비한 세상에서도 국민들은 자기 자리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노력했다"는 말로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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