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에 500㎞ 이상까지 주행하고 단 5분 충전으로도 100㎞ 달리는 배터리시스템
세단·SUV·고성능 모델까지 활용 가능한 통합형 …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보급
현대자동차그룹이 한 번 충전에 5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2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진행한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에서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특징과 장점을 소개했다. E-GMP는 전기차에 최적화된 차체 구조와 섀시, 모터, 배터리를 적용한 전용 플랫폼이다. 기존 전기차들은 내연기관 자동차 플랫폼을 활용해왔다.
이날 행사에선 E-GMP 기반 전기차의 특징으로 ▲1회 충전에 국내 기준 500㎞ 이상까지 주행 ▲18분 안에 80%까지 충전 가능한 800V 충전 시스템 등이 소개됐다. 5분 충전으로 10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가 등장하는 것이다.
E-GMP는 모듈화·표준화된 통합 플랫폼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제조 과정을 단순화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현대차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세단,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스포츠유틸리티차(SUV)부터 고성능·고효율 모델까지 다양한 차종과 차급의 전기차를 선보일 수 있다.
E-GMP의 또 다른 장점은 안전성과 공간 활용성이다. 현대차는 탑승객과 배터리 안전을 위한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대시보드 앞부분은 PE 시스템(내연기관차의 파워트레인을 대체하는 전기차 구동 시스템)과 고전압 배터리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배터리를 차체 중앙 하단에 배치하면서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 기반 전기차와 달리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이 차지했던 공간이 축소돼 실내 공간의 활용도가 높아진다. 짧은 오버행(차량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의 거리)과 긴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차축 간 거리)로 개성 있는 실내외 디자인도 구현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적용된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도 장점으로 꼽힌다. E-GMP 기반 전기차는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기본으로 적용하되 400V 충전 시스템용 급속 충전 시설도 별도 부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최근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위한 초고속 충전 인프라가 늘어남에 따라 멀티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또 캠핑 장소 등 야외에서 전자 제품을 작동시키거나 다른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한 일종의 보조 배터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V2L'(Vehicle to Load) 기술도 탑재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3종의 E-GMP 기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파예즈 라만 현대차 아키텍쳐 담당 상무는 이날 행사에서 "E-GMP 플랫폼을 활용해 2025년까지 전용 전기차를 포함한 총 23종의 전기차를 선보이고, 전 세계에 10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