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금융공사"제기된 의혹 해소때까지 추가 절차 진행 않을 것"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필름 카메라 회사에서 제약회사로 변신하겠다고 밝힌 이스트먼 코닥(코닥)이 수상한 주가 움직임으로 증권 감독당국의 조사를 받게 되면서 정부 대출이 보류됐다.
블룸버그통신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자금 대출을 주관하는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는 "최근 제기된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추가 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코닥은 지난달 28일 DFC로부터 7억6500만달러(약 9200억원)의 대출을 받아 '코닥 파마수티컬즈(Kodak Pharmaceuticals)'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등장으로 쇠락의 길을 걷던 코닥이 복제약 원료를 생산하는 바이오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공식 발표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하루에만 코닥 주식이 160만주 넘게 거래되고 주가도 25%나 급등하는 등 주가 흐름에 이상 현상이 포착됐다. 직전 30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주식 매매가 23만1000주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거래가 많았다.
게다가 일부 임원들이 발표 전날 스톡옵션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짐 콘티넨자 회장의 경우 스톡옵션 175만주를 받았는데, 그 가치가 1600만달러(190억원)로 급등했다. 이 중 4분의 1는 즉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에 착수했다.
일부 지역 매체가 공식 발표 전날 코닥이 미 정부의 대출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도했다가 회사측의 요청에 따라 기사를 내렸다. 그러나 이 사실이 퍼져나가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매체들은 코닥으로부터 미리 받은 설명자료에 엠바고(보도유예) 표시가 없어서 보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SEC에 서한을 보내 코닥의 내부자 거래 가능성과 발표 유출 문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의회의 일부 의원들은 애초 사진 필름 업체인 코닥이 대규모 의약품 제조에 적합한 경험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코닥은 DFC의 대출 보류 결정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