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선호 영향으로 유통량 줄어들어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 10원 짜리 동전 격인 1센트짜리 동전 페니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택 대피령으로 미국인들이 돼지 저금통에 넣어둔 동전을 그대로 쌓아둔 채 밖에서 사용하지 않고 현금보다 카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심화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동전이 줄었다.
더구나 경제활동 봉쇄령 때문에 조폐국의 동전 생산 자체도 한동안 감소했다. 5월 들어 봉쇄령이 풀리면서 경제활동이 재개되자 동전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태스크포스를 꾸려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쓸모가 과거보다 적고 제조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페니를 계속 사용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페니 폐지론은 이따금 제기됐다. 경제적으로 볼 때 1센트짜리 페니 생산에 약 2센트의 비용이 소요돼 찍어낼수록 조폐국의 적자가 쌓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폐국이 2019 회계연도에 페니 70억개를 제조하면서 약 7천만달러(840억원 상당)의 손실을 봤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페니를 폐지하고 그 재원을 더 중요한 곳에 쓰자는 것이 페니 폐지론자들의 주장이다.
물론 페니 존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페니가 미 조폐국이 1792년 설립된 뒤 처음 만든 동전이라는 상징적인 화폐이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상황에서 구리로 만들어진 페니의 항균 기능성을 거론하는 사람들도 있다.
페니 동전을 없애면 소비자에게 1센트만큼의 경제적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미국에선 물품 가격의 끝자리를 '99센트'로 정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