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3:10 (금)
홍원선의 중국 구석구석 탐색(85) 국경도시'루이리'
홍원선의 중국 구석구석 탐색(85) 국경도시'루이리'
  • 이코노텔링 홍원선대기자(중국사회과학원박사ㆍ중국민족학)
  • wshong2003@hotmail.com
  • 승인 2020.05.25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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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와 접경지역으로 중국내 거래되는 미연마의 비취 원석 절반가량 소화
끝 없는 사탕수수밭에 야자수 가로수 … 남방불교영향 건축물 등 '南國 기운'
다리 하나 건너면 국경검문소…중국과 미얀마국민은 비자 대신 출입증 통과
텅총 성벽 부근에 세워져 있는 마방 행렬을 형상화한 동상. 이곳 텅총은 사천과 운남 등지에서 미얀마와 인도를 향하는 마방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지점으로 이곳에서 그들은 국경을 넘기 전 그들의 茶를 비롯한 상품들과 각종 생활도구와 馬具 그리고 말들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정비를 한 후 국경을 넘었을 것이다. 변경지역 마방들이 다닌 곳에는 이런 동상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텅총 성벽 부근에 세워져 있는 마방 행렬을 형상화한 동상. 이곳 텅총은 사천과 운남 등지에서 미얀마와 인도를 향하는 마방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지점으로 이곳에서 그들은 국경을 넘기 전 그들의 茶를 비롯한 상품들과 각종 생활도구와 馬具 그리고 말들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정비를 한 후 국경을 넘었을 것이다. 변경지역 마방들이 다닌 곳에는 이런 동상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9시 호텔방을 나서 터미널로 이동하다. 터미널에 도착 후 버스를 탈 시간이 제법 남아서 여행가방을 끌고 거리탐색을 해보기로 했다.

발길 닿는대로 걸음을 옮기니 처음 보는 보행가가 나타난다. 늦은 밤 이곳에 도착한 후 처음 봤던 그 보행가가 아닌 새로운 보행가였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보행가는 縣정부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또 다른 보행가는 사람들의 통행이 거의 없는, 도로 양켠의 상가 대부분이 단일의 미얀마산 비취를 판매하는 가게가 들어섰고 여행자가 보기에 대부분 개점 휴업상태로 보였다.

거리구경을 마치고 터미널로 돌아가 버스에 오르다. 텅총과는 다르게 루이리로 가는 길은 남국의 기운이 물씬 풍긴다. 도로 연변에는 수확한 사탕수수가 거대한 규모로 쌓여있고 그리고 아직 자라고 있는 사탕수수가 끝없이 펼쳐진다. 또 연녹색과 진한 녹색의 다양한 채소들이 밭에서 자라고 있어 주변의 큰 수목들과 함께 남국의 정취를 한껏 발산하고 있다. 버스 속에서는 이미 상당히 덥게 느껴진다.

미얀마와의 국경도시인 루이리시의 중심가 모습. 시가지 가장 중심지역에 시외버스터미날이 자리잡고 있고, 그곳에서 바라본 거리 풍광. 이 지역이 남국이라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거리의 가로수가 대부분 야자수이다. 야자수 이외에 거대한 파초와 기타 울창한 열대 수목들도 눈에 가득 들어온다. 따뜻한 날씨보다도 거리의 가로수가 추운 겨울의 나라에서 온 여행객의 긴장을 많이 풀어주었다.
미얀마와의 국경도시인 루이리시의 중심가 모습. 시가지 가장 중심지역에 시외버스터미날이 자리잡고 있고, 그곳에서 바라본 거리 풍광. 이 지역이 남국이라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거리의 가로수가 대부분 야자수이다. 야자수 이외에 거대한 파초와 기타 울창한 열대 수목들도 눈에 가득 들어온다. 따뜻한 날씨보다도 거리의 가로수가 추운 겨울의 나라에서 온 여행객의 긴장을 많이 풀어주었다.

얇은 점퍼를 벗고 셔츠 차림으로 앉았다. 날씨는 서울을 떠난 이후 하루도 흐린 날이 없는 완벽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텅총으로 올 때 저녁 무렵 태양빛이 내리쬐는 가운데 아주 짧은 시간 실비가 내리긴 했지만. 동절기 운남의 날씨가 늘 이런지? 약 4시간반의 여정 끝에 남국의 녹음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미얀마와의 국경도시 루이리 버스터미날에 도착했다.

루이리 시중심에서 택시를 타고 5-10분 달리면 나오는 미얀마와 중국의 국경을 이루는 루이리강변의 표지석 모습.
루이리 시중심에서 택시를 타고 5-10분 달리면 나오는 미얀마와 중국의 국경을 이루는 루이리강변의 표지석 모습.

텅총에서 루이리로 이동하는 과정에 그동안 tv화면에서만 봤던 사탕수수밭을 실컷 구경한데 이어 루이리로 진입하자 길거리의 가로수가 대부분 야자수이고 일부 다른 열대의 수목들도 제법 보인다. 이곳 버스터미널이 도심 가운데서도 도심인 듯 싶다. 주변을 좀 다니다 터미널에서 아주 가까운 명주상무주점이란 곳에서 여장을 풀었다. 일박에 176위안이다.

무선인터넷이 가능하고 더운 물이 나오며 난방이 된다고 한다. 방을 보니 그럭저럭 괜찮다. 짐을 풀어놓고 샤워를 마친 후 늦은 점심을 먹으러 나가다. 속이 약간 불편한 듯해서 패스트푸드점에서 닭고기 카레밥과 커피 그리고 닭고기 햄버거를 주문해 먹었다. 식사 후 터미널에서 이곳 루이리의 지도를 한 장 사고 국경인 루이리 강변광장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루이리강변 공원에 세워진 知靑기념비. 지청은 지식청년의 준말이지만 여기서 지식청년은 보통 명사가 아니라 현대 중국사에서 특수한 의미를 갖는 말이다. 지식청년은 중국이 공산화된 후 실시한 계획경제 시절 정부가 도시의 주민을 충분히 고용할 형편이 되지 못해 도시지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농촌으로 보내 그곳에서 생활하도록 했고, 이처럼 도시에서 교육을 받고 시골로 내려가 생활하게 된 청년들을 일컫는 어휘가 되었다. 이들이 농촌으로 내려가면 그곳에서 몇 년을 살아야 하는지, 언제 부모가 계신 고향으로 돌아가는지 기약이 없었다. 이는 공산당에 대한 아주 강한 불만의 요소가 되었고 마오저둥이 권력을 잡은 시점에는 그의 카리스마에 의해 이런 제도가 유지될 수 있었으나 그가 죽고 과도기를 거쳐 권력이 등소평에 넘어가면서 중국공산당이 가장 먼저 취한 조치 가운데 하나가 知靑들의 도시귀환이었다. 그러나 공산당도 도시로 돌아온 이들 ‘지청’에게 줄 일자리는 없었고 이는 시장경제체제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 개체호 등장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된다.
루이리강변 공원에 세워진 知靑기념비. 지청은 지식청년의 준말이지만 여기서 지식청년은 보통 명사가 아니라 현대 중국사에서 특수한 의미를 갖는 말이다. 지식청년은 중국이 공산화된 후 실시한 계획경제 시절 정부가 도시의 주민을 충분히 고용할 형편이 되지 못해 도시지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농촌으로 보내 그곳에서 생활하도록 했고, 이처럼 도시에서 교육을 받고 시골로 내려가 생활하게 된 청년들을 일컫는 어휘가 되었다. 이들이 농촌으로 내려가면 그곳에서 몇 년을 살아야 하는지, 언제 부모가 계신 고향으로 돌아가는지 기약이 없었다. 이는 공산당에 대한 아주 강한 불만의 요소가 되었고 마오저둥이 권력을 잡은 시점에는 그의 카리스마에 의해 이런 제도가 유지될 수 있었으나 그가 죽고 과도기를 거쳐 권력이 등소평에 넘어가면서 중국공산당이 가장 먼저 취한 조치 가운데 하나가 知靑들의 도시귀환이었다. 그러나 공산당도 도시로 돌아온 이들 ‘지청’에게 줄 일자리는 없었고 이는 시장경제체제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 개체호 등장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된다.

강변 공원지역에서 보는 전통 건축물이나 사찰들은 이미 중국 한족의 그것이 아니라 바로 남방불교계통의 독특한 디자인과 색감을 보여주어 따뜻한 날씨와 함께 더욱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이 강이 중국과 미얀마를 가르는 국경선이다. 그러나 이는 대체적인 국경일 뿐 반드시 강으로 국경이 구분되는 것은 아니라고 현지 주민이 말해준다. 강 건너 일부 건물이 자리잡은 땅은 중국령이라고 한다.

강변에서 만난 중국청년, 한족 중년여성과 한참 동안 중국여행과 한국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았다. 이들은 이곳 루이리가 중국과 미얀마의 변경도시로 양국간 교역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특히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미얀마산 비취원석이 주로 중국으로 수입되는데 중국내에서 거래되는 비취의 절반 이상이 이곳 루이리에서 이뤄진다고 일러준다.

루이리 강변 공원에서 바라본 루이리강의 모습. 강 건너편이 미얀마 땅으로 멀리 미얀마의 불교 사탑이 보인다. 그러나 현지인들의 설명에 의하면 기본적으로 이 루이리강이 양국을 가르는 국경선이긴 하지만 반드시 강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즉 양국의 국경이 들쭉날쭉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루이리 강변 공원에서 바라본 루이리강의 모습. 강 건너편이 미얀마 땅으로 멀리 미얀마의 불교 사탑이 보인다. 그러나 현지인들의 설명에 의하면 기본적으로 이 루이리강이 양국을 가르는 국경선이긴 하지만 반드시 강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즉 양국의 국경이 들쭉날쭉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즉 이곳 루이리는 아열대의 국경도시이자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비취’가 거래되는 도시이기도 하다. 숙소에서 이곳 루이리 강변으로 오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본 가게도 아마 비취가게였던 것 같다.

이 중국 청년은 하북 출신으로 직장이 리장에 있는 여행사이고 지금이 슬로시즌이라 이렇게 여행을 오게 됐다고 한다. 여행사에서 근무하려면 여행에 관심이 아무래도 다른 사람보다 높을 것이고 개별적인 이런 여행은 개인의 만족감도 만족감이지만 회사 업무와도 연결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이들과 헤어진 후 강변의 대교를 걸어서 건넜다.

루이리 강변광장에서 보는 남방불교풍의 건축구조물. 건축물의 구조와 색채가 정통 중국풍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두 마리의 거대한 용의 형상은 정통 중국의 영향으로 여겨진다. 중국 내지에서는 이런 디자인과 색채의 건축구조물은 볼 수 없다.
루이리 강변광장에서 보는 남방불교풍의 건축구조물. 건축물의 구조와 색채가 정통 중국풍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두 마리의 거대한 용의 형상은 정통 중국의 영향으로 여겨진다. 중국 내지에서는 이런 디자인과 색채의 건축구조물은 볼 수 없다.
유유히 흐르는 루이리강의 모습. 중국과 미얀마의 국경선을 이루는 이 강은 인간에 의해 구획된 구분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여유롭게 그리고 평화스럽게 흘려 내려간다. 구름과 강물 그리고 주변 산야의 모습이 더없이 평화스럽게 느껴진다.
유유히 흐르는 루이리강의 모습. 중국과 미얀마의 국경선을 이루는 이 강은 인간에 의해 구획된 구분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여유롭게 그리고 평화스럽게 흘려 내려간다. 구름과 강물 그리고 주변 산야의 모습이 더없이 평화스럽게 느껴진다.

다리를 남북으로 잇는 도로명이 재미있다. 다리이름이 國門대로다. 다리를 건너 15분 정도 걸으면 바로 중국과 미얀마의 국경검문소가 나타난다. 육지를 통한 국경선을 만난다는 것은 지금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일로 상당히 설레고 흥분되는 일이었다.

철책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 미얀마가 구분되는데 중국과 달리 미얀마의 국경 건물이나 차량 그리고 사람들의 행색이 중국만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지역에는 치마를 입은 그리고 얼굴 피부가 좀 검은 듯한 사람이 유난히 많아 보인다. 아까 만났던 중국인들의 설명에 의하면 이곳에 피부가 검은 사람의 다수가 미얀마인이고 아주 얼굴이 검고 얼굴의 윤곽이 서양인을 닮은 듯한 사람들은 인도사람이라고 한다. 이들 미얀마인과 인도인은 성별에 관계없이 치마 비슷한 것을 입고 있는 것 같다. 더운 곳이어서 이런 복장이 더 시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경도시여서인지 거리를 걸어다니는 사람은 중국인보다 미얀마, 인도인이 오히려 더 많아 보인다.

루이리의 중국변경출입국 사무소. 건물 가운데 출입구를 통해 멀리 작게 보이는 건물은 미얀마의 국경출입국사무소의 모습이다. 이 건물은 이곳 남방불교풍의 건축 풍격을 보여준다.
루이리의 중국변경출입국 사무소. 건물 가운데 출입구를 통해 멀리 작게 보이는 건물은 미얀마의 국경출입국사무소의 모습이다. 이 건물은 이곳 남방불교풍의 건축 풍격을 보여준다.

이곳 변경지역에서는 정식 비자와는 별도로 양국 국민들이 간편한 출입증으로 상대국가를 자유스럽게 왕래한다고 한다.

국경검문소에서 지켜보니 저녁시간에 중국국경에서 서서 미얀마로 건너가려는 사람들과 반대편 미얀마 검문소에서 중국 국경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아마도 낮시간에 볼일을 보고 저녁때 자신의 국가로 돌아가는 행렬이리라. 잠깐이라도 미얀마 땅을 밟아보고 싶었으나 비자문제로 그럴 수가 없다.

국경지역의 검문소와 양국을 가르는 루이리강 그리고 멀리 미얀마 땅임을 일러주는 동남아 특유의 불교사찰의 모습을 오랜 시간 지켜보고 택시로 다시 시가 중심지로 돌아왔다.

한 사천식당에서 두부와 계란, 채소요리를 주문해 저녁을 먹다. 이곳이 텅총에 비해 도심의 규모가 훨씬 크고 화려한 듯하다. 무엇보다 버스터미널이 시내 최중심지에 자리잡고 있어 여행객들에게는 아주 좋은 입지로 생각된다. 내일은 당일치기로 망시를 다녀오고 모레는 바오산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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