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동 후 닷새 만에 해외로… '반도체 1위' 의지 다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찾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멈췄던 해외경영 행보를 4개월 만에 재개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주요 기업인의 중국 방문은 이 부회장이 처음으로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날 출국한 이 부회장은 이날 시안 소재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찾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영향과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가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안 사업장 방문에는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이 함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과거의 잘못과 단절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나겠다는 대국민 사과 이후 국내외에서 전방위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방문한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은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로 시안에 150억 달러 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까지 세계 1위에 오른다는 목표인 '반도체 2030' 비전 달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설 연휴에도 시안 공장을 방문했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시안2공장 증설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시안2공장 투자 출하 기념행사를 진행했고, 지난달에는 2공장 증설에 필요한 기술진 200여명을 전세기로 파견했다.
이 부회장의 중국 출장은 이달부터 중국 정부가 한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입국 제한을 완화함에 따라 가능해졌다. 중국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한국 기업인을 대상으로 입국 후 14일 의무격리를 면제하는 입국절차 간소화(신속통로)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도 전날 중국 입국 전후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시안공장 방문 외에 현지에서 비즈니스 미팅 일정도 소화한 뒤 19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한국에 돌아오면 2주 자가격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역당국이 한중 '신속통로' 절차로 업무차 7일 이내 일정으로 중국에 다녀온 기업인은 귀국 뒤 음성이면 자가격리를 면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중국에서 귀국 후 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수시간 대기하다 음성 판정을 받으면 자가 격리를 면하고 능동 감시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