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지표도 하락하고 실업률 14.7% … 디플레이션 우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경제활동이 멈춰선 것이 속속 경제지표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역대급 충격을 가하면서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국 상무부는 4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6.4% 줄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3월에 8.3% 감소던 소매판매가 4월 들어 더욱 가파르게 위축된 것이다.
소매판매 감소폭은 전문가들의 예상치(-12.3%)를 크게 웃돌았다. 1992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온라인쇼핑을 제외한 모든 분야 소매판매가 줄었다.
외식과 쇼핑을 비롯해 미국인들의 소비가 사실상 멈춰선 것이다. 소비는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버팀목이다. 산업생산도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4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연준에서 관련 통계를 집계한 101년 역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산업생산은 3월에 4.5% 감소했었다.
특히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이 13.7% 급감했다. 연준은 4월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전역의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다고 진단한 바 있다.
역대급 경제지표 악화는 소비·생산뿐만 아니라 전 방위적이다. 미국 노동부가 집계하는 4월 비농업 일자리는 무려 2050만개 감소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로 최대 감소폭이다. 4월 실업률은 전달의 4.4%에서 14.7%로 10.3%포인트 치솟았다.
주택시장도 얼어붙었다. 3월에 8.5% 급감한 기존주택 판매는 4월에는 더 가파르게 감소할 전망이다.
물가지표도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물가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하는 현상) 우려도 나온다. 지난 3월 마이너스(-0.4%)로 돌아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월에 –0.8%로 하락폭이 더 커졌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4월에 0.4% 하락했다. 이 또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7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