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갈수록 적자 눈덩이… LCC 대부분 매출 '반토막'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고전하는 항공업계가 '마이너스'로 얼룩진 1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대한항공이 화물 부문 선방으로 영업손실을 500억원대로 막아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2분기 실적은 더 악화활 가능성이 제기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566억원으로 3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에도 지난해 3·4분기에 흑자를 기록했던 대한항공도 코로나19 충격파는 피하지 못했다.
그래도 2400억원대 영업손실을 시장의 예상과 달리 화물 부문에서 선방하고 인건비를 절감하는 등 자구노력으로 적자폭을 줄였다. 1분기 매출은 2조352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7% 감소했다. 여객 부문에서 코로나19 초기인 1∼2월 중국․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수요가 부진한 데 이어 3월 이후 코로나19가 유럽연합(EU)과 미국으로 확산하며 장거리 노선을 포함한 모든 노선의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대신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구호품과 의료용품 수송이 늘어나고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로 여객기가 줄며 항공화물 공급 부족이 심화하며 화물수송 실적은 작년 대비 3.1%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의 영업비용은 2조408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1% 감소했다. 연료 소모량 감소로 유류비가 1362억원(18.8%) 줄고, 직원들의 휴가 소진과 비행 감소 등으로 수당 지급액이 감소하며 인건비도 110억원(1.9%) 줄일 수 있었다.
지난해 1분기 11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208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폭이 커졌다. 1분기 매출액도 1조129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5%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 편수가 8% 선에 그치며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화물 부문의 수익성 향상으로 영업 적자를 일부 만회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매출이 대부분 반토막 났다. 제주항공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손실이 65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매출도 229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7% 감소했다.
티웨이항공은 1분기 연결 영업손실이 22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1분기 매출액은 149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1% 감소했다. 그나마 청주∼제주 노선의 부정기편 운항 등을 통해 국내선 수요에 대응하며 다른 LCC에 비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나란히 300억원대 영업손실(진에어 313억원, 에어부산 3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각각 1439억원과 93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항공업계는 1분기보다 2분기를 더 걱정한다. 운항 축소가 3월부터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6월부터 상용 수요가 많은 미주와 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국제선 운항을 일부 재개할 예정이지만 최근 중국, 독일 등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며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국내선에 의존하는 LCC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4월말~5월초 황금연휴를 계기로 여객 수요가 잠시 늘었으나 최근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재확산하며 국내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약화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