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23:30 (목)
홍원선의 중국 구석구석 탐색(79)차마고도 박물관
홍원선의 중국 구석구석 탐색(79)차마고도 박물관
  • 이코노텔링 홍원선대기자(중국사회과학원박사ㆍ중국민족학)
  • wshong2003@hotmail.com
  • 승인 2020.03.31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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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꾼 마방들이 사용히던 마구 등 전시 …조명시설 없어 전시품 제대로 못봐
징족 여인들이 야크 우유로 만든 '시큼한 요쿠르트'는 설탕 곁들이자 먹을만
매리설산을 떠나는 날 아침 먼동이 틀 무렵, 여관 창문을 통해 내다본 매리설산과 전망대 그리고 8좌의 흰색 티벳불탑 초르텐의 모습.
매리설산을 떠나는 날 아침 먼동이 틀 무렵, 여관 창문을 통해 내다본 매리설산과 전망대 그리고 8좌의 흰색 티벳불탑 초르텐의 모습.

눈을 뜬 후 창문을 통해 어슴푸레 밝아오는 매리설산의 풍광을 몇 커트 촬영하고 호텔을 나섰다. 8시 30분이 지나 전망대에서 운남과 티벳을 연결하는 滇藏공로(국도)를 바라보니 제법 큰 버스가 접근한다. 직감적으로 샹그릴라로 향하는 버스일 것으로 생각하고 다가가니 9시 샹그릴라행 버스라고 한다.

그러나 이 버스가 바로 샹그릴라로 향하는 버스가 아니고 비래사 설산여관촌에서 단지 더친현 시외버스정류장을 연결하는 버스편이었다. 더친현 시외버스터미날에서 버스표를 다시 구입해 샹그릴라로 가게 된다. 샹그릴라행 버스표를 사고 자리에 올라 자세히 버스표를 보니 좌석번호가 부여되어 있지 않았다. 말하자면 자유석인 셈이다.

매리설산의 더친현에서 샹그릴라로 이동하면서 중간에 촬영한 전원 풍광. 앞쪽의 짙은 녹색의 밭이 후면의 황토색 풍광과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듯한 특이한 느낌이 들었다.
매리설산의 더친현에서 샹그릴라로 이동하면서 중간에 촬영한 전원 풍광. 앞쪽의 짙은 녹색의 밭이 후면의 황토색 풍광과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듯한 특이한 느낌이 들었다.

마침 4번째 줄에 좌석 2개가 비어있어 두 자리를 모두 차지했는데 출발시까지 좌석을 요구하는 사람이 없어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9시 출발차가 원래보다 좀 늦게 출발하고 이곳저곳을 짧은 시간동안 들르면서 사실상 9시 30분쯤 출발한 셈이 됐다.

샹그릴라에서 더친으로 올 때 바깥 풍광이 주는 강렬한 감동을 다시 느껴보려고 기분이 한껏 고무되었으나 하행하는 이번 버스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아침시간이라서 차창을 통한 태양빛이 너무 강렬하게 눈을 찔렀고 대부분의 승객들이 커튼을 쳐 바깥을 제대로 구경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찾은 샹그릴라의 두커종 고성거리. 필자가 이곳을 떠난 이틀 후 아름다운 이곳 두커종 고성이 화마에 휩싸여 거의 전소했다는 소식을 대리에서 중국중앙방송의 보도롤 통해 시청하고 망연자실했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다시 찾은 샹그릴라의 두커종 고성거리. 필자가 이곳을 떠난 이틀 후 아름다운 이곳 두커종 고성이 화마에 휩싸여 거의 전소했다는 소식을 대리에서 중국중앙방송의 보도롤 통해 시청하고 망연자실했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또 간밤에 잠을 설치는 바람에 중간에 졸면서 이동하느라 그나마 조금 열려있는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풍광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거의 정오가 되어 더친과 샹그릴라의 중간쯤 아니 샹그릴라에 더 가까운 지점에서 차는 정차하였고 버스기사가 식사를 하라고 통지한다. 내려서 아주 어설픈 구조의 2층으로 올라갔더니 마치 함바집처럼 5,6가지의 볶음요리와 밥을 준비한 식당이 있었다. 그곳에서 각자가 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고, 필자는 버섯볶음과 밥을 주문했다.

두커종 고성에서 내려다본 샹그릴라 시내 모습. 앞 부분의 전통 양식의 주택의 지붕과 멀리 일반 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두커종 고성에서 내려다본 샹그릴라 시내 모습. 앞 부분의 전통 양식의 주택의 지붕과 멀리 일반 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식판에 쪄낸 밥이었다. 아주 오랜 과거 군대에서 복무하던 시절 식판의 밥은 뭔가 냄새도 나고 맛이 좀 그랬지만 이 밥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구수하면서도 뜨거운 밥은 아주 맛이 좋았다고 15위안이라는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를 잘 해결할 수 있게 되어 더 좋았다. 식사 후 다시 버스는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샹그릴라 시외버스터미날 바깥 길거리에 샹그릴라행 승객을 내려놓고 다시 출발하였다. 이 버스의 최종목적지는 리장이다.

거대한 급수탑이나 곡물 샤일로처럼 생긴 황금빛 구조물은 바로 지구상에서 가장 크다고 이곳 사람들이 말하는 티벳불교의 마니차 ( 전경통 ) 이다. 이곳 두커종 고성안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전경통은 높이가 적어도 10m는 넘을 것 같은 아주 거대한 규모였다. 크든 작든 티벳불교의 전경통은 모두 손이나 특수한 경우 전기의 힘으로 돌릴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고, 이 전경통 역시 돌릴 수 있다고 한다. 현지인들은 장정 20여명이 힘을 모으면 돌릴 수 있다고 한다.
거대한 급수탑이나 곡물 샤일로처럼 생긴 황금빛 구조물은 바로 지구상에서 가장 크다고 이곳 사람들이 말하는 티벳불교의 마니차 ( 전경통 ) 이다. 이곳 두커종 고성안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전경통은 높이가 적어도 10m는 넘을 것 같은 아주 거대한 규모였다. 크든 작든 티벳불교의 전경통은 모두 손이나 특수한 경우 전기의 힘으로 돌릴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고, 이 전경통 역시 돌릴 수 있다고 한다. 현지인들은 장정 20여명이 힘을 모으면 돌릴 수 있다고 한다.

샹그릴라의 날씨는 거의 완벽한 수준이었다. 낮 동안의 매리설산의 날씨는 맑았지만 쌀쌀하고 좀 춥기까지 했으나 이곳은 아주 포근하고 동시에 아주 청명하였다. 더친으로 떠나기 전 이곳에서 확인해둔 한 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

호텔의 전체적인 시설도 상당히 괜찮은데 방값은 하루 120위안으로 아주 저렴하다. 간단한 샤워를 마치고 거리 산책에 나섰다. 발길은 자연스레 두커종 고성거리로 향했다. 오늘은 며칠 전 이곳에 왔을 때보다 날씨가 포근해서인지 좀 더 친근하고 여유로운 느낌으로 고성이 다가오는 것 같다.

두커종 고성내의 샹그릴라 차마고도박물관 입구 모습. 박물관 내부는 무척 어두웠고 예전 마방들이 그들의 상품을 싣고 이동한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던 말에 필요한 여러 가지 마구들과 그들의 생활용품 등을 전시하고 있었다.
두커종 고성내의 샹그릴라 차마고도박물관 입구 모습. 박물관 내부는 무척 어두웠고 예전 마방들이 그들의 상품을 싣고 이동한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던 말에 필요한 여러 가지 마구들과 그들의 생활용품 등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곳 두커종 고성에도 사방가는 있었다. 아주 넓은 방형의 광장에 장족부인들이 이것저것 팔고 있다. 그 가운데 한 장족부인이 팔고 있는 요구르트에 눈길이 갔다. 이 부인이 자기 집에서 만들어왔다는 야크우유로 만든 요구르트를 5위안에 한컵을 샀다.꾸민 맛이 아닌 재료 자체의가 내는 맛으로 가장 친환경적인 요구르트였으나 아주 시큼하여 좀 먹기 힘들었다. 이를 본 부인이 설탕을 좀 넣어주어 한결 맛이 새로워지며 먹기가 좋았다.

차마고도 박물관 내부에 전시된 마방들이 사용했던 마구들.
차마고도 박물관 내부에 전시된 마방들이 사용했던 마구들.

산책 도중 티벳관련 서점에 들러 샹그릴라와 관련된 관광지도를 10위안을 주고 샀다. 계속 고성내 중심거리를 걷다가 중국에서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전경통( 마니차 )을 좀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고성내 구릉에 서있는 한 티벳사원을 찾아갔다. 전경통의 정확한 높이가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적어도 십수미터는 됨직한 거대한 크기이고 전체가 황금색으로 도색되어 강하게 눈길을 끈다.

혼자 힘으로는 꿈적도 않고 적어도 20여명의 장정이 달려든다면 큰 집체만한 이 거대한 경통을 돌릴 수 있을 거라는 장족부인의 설명이 떠오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전경통은 십수년전에 건설되었다고 한다. 전경통을 둘러보고 티벳사원의 본당에 들렀더니 라마승이 향을 건네주며 배례를 하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불교도가 아니고 단지 불당을 참관하겠다고 하니 흔쾌히 승낙해준다.

본당의 하나의 특이점은 거대한 불상의 하단에 인물사진이 있었고 불상의 측면에 2명의 인물상이 있었다는 점이다. 2명의 인물상 가운데 한 명은 바로 현재의 판첸라마로 중국당국에서 인정하는 인물이었다. 달라이라마에 대한 라마승려의 생각이 궁금해서 이를 대화의 주제로 삼아볼까 하다가 공개된 장소에서 달라이라마를 거론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워 거론하지 않았다.

이 불당도 샹그릴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이름 높은 송찬림사와 마찬가지로 약 30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고 라마승이 말했으나 사원에 대한 설명과 절의 이름을 새긴 현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두커종 고성내의 전통여관인 객잔의 입구모습. ‘梅里花園’이란 객잔 이름이 이곳이 티벳인의 성산인 매리설산 관광권임을 은연중에 일러주는 듯하다.
두커종 고성내의 전통여관인 객잔의 입구모습. ‘梅里花園’이란 객잔 이름이 이곳이 티벳인의 성산인 매리설산 관광권임을 은연중에 일러주는 듯하다.

티벳사원과 전경통에 대한 참관을 마치고 차마고도박물관에 들렀다. 호텔건물에 들어선 이 박물관은 조명을 하지 않아 전시물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사진 한 두컷을 찍고 대충 전시물을 둘러보고 나오다. 관리상태가 아주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박물관으로 관리가 잘 안됐다. 전기가 부족해서인가? 잘 모를 일이었다.

박물관 참관을 마치고 부근에 있는 우리에게는 샤부샤부로 알려진 요리와 비슷한 훠궈뷔페집에 갔다. 일인당 38위안이다. 야크고기와 채소 등을 무제한으로 먹는다. 야크 고기 몇 점과 야채 3접시를 먹었더니 배가 많이 부르다. 식당을 나오니 이제 해가 서쪽으로 가라앉으려는 듯 어둑해진다. 입에 야크 고기 냄새가 밴 듯해 빨리 이를 씻어내고 싶다. 빠른 걸음으로 고성에 있는 중국판 패스트푸드점인 디코스에 들러 커피를 마시다.

중국을 여행하면서 자주 들르는 중국브랜드 패스트푸드점인 디코스의 커피는 다른 어느 커피보다 진하고 쓴맛이 강했으나 오늘 이 순간은 아주 맛이 좋게 느껴진다. 섭취한 지방의 양과 거피의 맛은 정비례하는 것인가? 고성을 나오면서 수일 전 샹그릴라에 처음 왔을 때 들렀던 여행사에 들러 바라커종 공원에 대해 문의했으나 최소 참가인원이 2인이어야 되는데 지금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성원이 안 되면 내일 고성지역을 빈둥빈둥 일없이 시간보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사를 나와 좀 더 거리탐색을 하고 사과 2알을 사서 호텔로 돌아오다. 호텔에서 곰곰 생각한 결과 바라커종 국가공원을 탐방할 수 없다면 이곳에서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다음 일정을 진행하는게 좋다는 생각을 하고 내일 대리로 이동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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