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2 13:40 (수)
'코로나 최전방' 戰士인 '마스크'의 이유있는 반란
'코로나 최전방' 戰士인 '마스크'의 이유있는 반란
  • 성태원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iexlover@hanmail.net
  • 승인 2020.02.27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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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의 중국수출 한달새 폭증해 품귀 부채질
마스크 앞 뒷면 소재인 중국산 부직포 조달 차질
시중 판매 정상화 공언 불구 약국 등선 " 없어요"
뒷북 행정에 국민 생명줄 마스크만 도마 오른격
27일 낮시간 마스크를 쓴 한 시민이 미사강변신도시의 한 약국을 찾아 마스크를 쓴 약사에게 마스크판매 여부를 묻자 그 약사는
27일 낮시간 마스크를 쓴 한 시민이 미사강변신도시의 한 약국을 찾아 마스크를 쓴 약사에게 마스크판매 여부를 묻자 그 약사는 "아직 마스크가 배달이 안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남시= 이코노텔링 김승희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란의 여파로 마스크 대란(大亂)이 찾아왔다. 장당 700~800원 하던 마스크 값이 무려 4,000~5,000원까지 치솟고 그나마 품귀 현상으로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최근 대구 이마트가 마스크 특판에 나서자 사람들이 수 백 미터의 줄을 선채 몇 시간씩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래도 물건이 동이 나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는 소식이다.

코로나19 전염을 막아보려고 너도 나도 마스크를 찾는 바람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일어난 현상이다. 국산 마스크가 이런저런 방법으로 중국에 대량으로 넘어간 것도 품귀 현상을 부추겼다.

마스크 주요 원부자재인 부직포를 중국에서 다량으로 들여오는데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對) 한국 공급에 차질이 생긴 점도 애로 요인으로 가세했다. 국내외에서 동시 다발로 일어난 수요 폭증에다 원부자재 공급 애로까지 겹치면서 대란으로 발전한 것이다.

2월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에 걸쳐 1천명에 육박하고 국민들의 마스크 민원(民怨)이 하늘을 찌르자 정부(식품의약품안전처)도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2월 26일부터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마스크 수출을 제한하고, 의료용 마스크에 대해서도 생산·판매 신고제를 도입했다.

현재 국내 마스크 생산량은 하루에 약 1천만여개로 2주 전보다 2배 정도 증가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마스크 공장들이 풀가동을 해도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품귀 현상이 해소되지 않자 수출 제한을 통해 국내 유통량을 늘리는 대책을 쓰게 됐다. 정부가 대책 마련에 늑장을 부렸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월 26일부터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됐고, 생산업자의 수출도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로 제한됐다. 또 마스크 생산업자들이 당일 생산량의 50% 이상을 우정사업본부, 농협중앙회 및 하나로 마트, 공영홈쇼핑 및 중소기업유통센터 등 소위 공적 판매처로 출고토록 조치했다.

우체국이나 농협, 약국 등을 통해 국민들이 보다 손쉽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인데 실제 현장에서 잘 진행될지는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이번 조치에는 의료기관들의 수술용 마스크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보건용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생산·판매 신고제를 수술용까지로 확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마스크 대란에는 중국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상인들이 현금 다발을 들고 한국 공장까지 직접 찾아와 비싼 값을 제시하며 대량 구매 제안을 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소식이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마스크 제조 중소·중견기업들로선 군침이 당기지 않을 수 없는 제안일 것이다. 국내 마스크 소동에 눈만 좀 감으면 평시보다 훨씬 많은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마스크 주요 원부자재인 부직포를 중국에서 다량으로 들여오는데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對) 한국 공급에 차질이 생긴 점도 애로 요인으로 가세했다. 국내외에서 동시 다발로 일어난 수요 폭증에다 원부자재 공급 애로까지 겹치면서 대란으로 발전한 것이다. 미사강변도시의 한 약국에는 방한용 마스크만 걸려있다. 사진= 이코노텔링 김승희 기자.
마스크 주요 원부자재인 부직포를 중국에서 다량으로 들여오는데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對) 한국 공급에 차질이 생긴 점도 애로 요인으로 가세했다. 국내외에서 동시 다발로 일어난 수요 폭증에다 원부자재 공급 애로까지 겹치면서 대란으로 발전한 것이다. 미사강변도시의 한 약국에는 방한용 마스크만 걸려있다. 사진= 이코노텔링 김승희 기자.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시장 원리로만 보면 값은 오르게 돼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국내 마스크 품귀 사태를 먼 산의 불로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마스크 대란이란 소리가 나온 지 한 달 정도 만에 수출제한 조치가 나와 블랙홀처럼 빠져나갔던 마스크 대(對) 중국 수출 물량이 이젠 상당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로 2월 1~20일 사이 마스크가 포함된 ‘방직용 기타 섬유제품’의 대 중국 수출액은 1억1845만 달러(약 144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평시였던 지난해 12월 60만 달러(약 7억3000만원)에 그쳤던 해당 제품 수출액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금년 1월 6135만 달러(약 746억4000만원)로 늘었다가 2월에는 20일 만에 1억1845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마스크 이외에 다른 섬유제품이 포함된 수치이긴 하지만 올해 들어 마스크 대 중국 수출량 폭증을 반영한 수치라는 해석이 많다.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는 1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마스크 유통업체까지 포함하면 260여 곳이 된다. 대부분 중소·중견업체들로 별도의 ‘마스크 공업협동조합’도 아직 구성하지 못해 지금처럼 원부자재난이나 유통 및 시장에 교란이 생길 경우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체들이 매점매석이나 가격 폭리 등을 일삼는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하지만 품질 만큼은 좋아 선진국에서도 한국산을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국내 마스크 시장 규모는 평시를 기준으로 연간 1,30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시장규모가 보건용 마스크(KF 인증) 1,145억원, 그 외 마스크 48억원 등 모두 1,193억원 상당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수출 물량까지 감안해야 실제로 마스크 업체들이 국내외에서 커버하는 시장 규모가 된다. 그래봐야 제조업체당 연 평균 매출 규모는 150억~200억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다만, 올해처럼 마스크 대란이 일어날 경우 풀가동하기 때문에 시장규모는 더 커진다고 볼 수밖에 없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보건용 마스크 주력 제품은 소위 멜트 브라운(Melt Blown) 방식으로 제조된다. 대개 제품 가운데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 MB필터는 국내에서 조달하고, 제품 앞뒷면을 구성하는 부직포는 중국산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스크에도 종류가 무척 많다. 요즘 핫이슈가 되고 있는 보건용 마스크(의료용, 황사방지용)나 미세먼지 마스크, 보온용 마스크(천으로 만든 일반 마스크, 방한대) 등을 우선 꼽을 수 있다. 그 외에 방진 마스크, 조리용 마스크, 산업용 마스크(석면 방지용 등) 등도 있다.

코로나19 확산 공포 속에 마스크 대란이 겹치자 마스크를 두고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 하지만 마스크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최전방 전사(戰士)이다. 마스크는 죄가 없다. 다만 사람들이 마스크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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