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소득이 상위보다 더 늘어 … 사업 소득은 5분기째 감소세
지난해 4분기 가계의 소득격차가 2년 만에 좁혀졌다.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소득이 8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비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소득은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1분위 근로소득은 정부의 재정 일자리 효과로 8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소득 증가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자영업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가계의 사업소득은 5분기 연속 줄어들어 역대 최장 감소 행진을 이어갔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477만2천원으로 전년 4분기보다 3.6% 늘었다.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26배로 1년 전(5.47배)보다 0.21배포인트(p) 낮아졌다.
이는 4분기 기준으로 2017년 4분기(-0.02배p)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개선폭은 2013년(-0.44배p) 이후 가장 크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소득분배지표가 나아진 것은 그간 기초·장애인연금 인상, 근로장려금(EITC) 반기 지급,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 등 고용·사회안전망을 지속해서 강화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4분기 기준 5분위 배율은 2015년 4분기(4.37배)를 저점으로 2016년(4.63배)에서 2017년(4.61배)로 소폭 하락했다가 2018년 5.47배로 급등한 뒤 다시 하락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분위 가구의 평균소득을 1분위 가구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하다는 의미다.
4분기 전국 가구 소득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사업소득 감소가 두드러졌다. 사업소득은 월평균 89만16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 줄어들어 2018년 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했다.
사업소득이 5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앞서 2014년 4분기∼2015년 3분기 사이 4분기 연속 감소한 것이 역대 최장 기록이다. 통계청은 "자영업 업황 부진으로 3·4·5분위 사업소득이 감소했는데, 특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사업 부진을 면치 못한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5년 당시 사업소득 감소에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영향을 미쳤다"면서 "앞으로 영향은 지켜봐야겠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업소득 감소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