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2 06:45 (수)
탈북 태영호 전 공사 "남북 경협놓고 동상이몽"
탈북 태영호 전 공사 "남북 경협놓고 동상이몽"
  • 고윤희 이코노텔링 기자
  • yunheelife2@naver.com
  • 승인 2018.11.20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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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전략은 하나도 안 변해… 비핵화 어렵다는 것 미국도 잘 알 것"
태영호 전 공사는
태영호 전 공사는 "핵을 가진 나라가 핵을 갖지 말라고 주장하니 미국이 북한의 협상 전략에 말려들수 밖에 없다"는 이색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을 탈출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20일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점을 한국과 미국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남북 경제협력 의도 역시 남북이 다른 것 같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또 그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연내 방북은 여러 사정으로 미루어 볼 때 성사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열린 중앙일보 경제연구소 주최 “한반도 정세 변화와 남북경협의미래’란 주제의 조찬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핵 보유 의지는 하나도 변화가 없고 협상전략도 예전도 똑같다"고 말했다. 즉 2005년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와서 밝힌 내용이나 올 초 정의용(청와대 안보실장) 대북 특사단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뒤 국민을 상대로 보고한 내용은 똑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사람이 한결같이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체제를 보장하면 핵무기를 가질 이유가 없다“는 북한 지도자의 발언을 똑같이 간접인용 했는데 이를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즉 북한은 언제나 '비핵화' 이전에  ‘체제보장’이란 전제조건을 붙였고 이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나 핵 포기에는 진정성이 없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지난 6월 북미정상 회담의 합의 사항도 북한의 의도대로 됐기 때문에 지금 미국의 스텝이 꼬였고 북미회담이 지지부진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때 비핵화를 먼저 꺼내고 나중에 평화와 제재해제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북한이 ‘평화’를 ‘비핵화’ 앞에 놓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지금 미국이 주장하는 완전한 비핵화(CVID)는 북한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렵고 핵실험장 폐기와 같은 북한이 자발적이고 선행적인 비핵화 조치에 맞춰 미국이 제재를 풀고 체제를 보장하는 ‘행동대 행동’원칙을 지키라고 되레 미국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되버렸다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핵사찰단을 받아들인다해도 자발적인 비핵화 조치(원자로 폐쇄 등)를 다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영변 핵시설 5곳을 사찰하는데도 5년 걸렸는데 영변의 390곳을 다 검증하려면 100년도 더 널 걸린다고 태 전 공사는 지적했다.

그럼에도 한국과 미국 당국이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진작시키고 잠재적인 핵개발국의 의지를 잠재우기 위한 수사적인 협상 전략에 불과하다고 태 전 공사는 덧붙였다.

그렇다면 김정은의 핵과 경제 발전 노선은 유지되는 것인가. 이 질문에 태 전공사는 ”김정은은 할아버지(김일성)와 아버지(김정일)이 이루지 못한 핵개발 꿈을 이루고, 또 경제를 살려 북한인민의 생활을 향상시킨 지도자로 자리매김 하길 원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태 전공사는 ”한국은 남북경제협력을 통해 북한의 대남의존도를 높이면 큰 지렛대가 생겨 북한당국을 움직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북한당국의 생각은 이와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의 관광지 개발지역을 보면 모두가 중국과 한국의 인접 지역이라며 이는 체제를 위협하는 요소를 최소화하면서 제재 조치의 대상이 안되는 관광사업을 하자는 의도라는 설명을 붙였다. 원산의 명사십리, 삼지연, 신의주 일대에 대규모 관광위락시설을 갖추면 연간 100만명이상의 한국 방문객의  방문이 이뤄질 것이란 것이 북한당국의 계산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진정 비핵화를 하고 경제협력을 하자고 하면 먼저 에너지 시설 확충을 위해 남북러 가스파이프 연결이라든지 공단건설, 또  평양의 개방이 우선돼야 함에도 그렇지 않은 전략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것이 태 전 공사의 주장이다.

그는 이같은 북한의 핵전략을 설명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와 식량 지원은 지속할 필요가 있으며 북한방송의 시청과 노동 신문의 열람을 자유화할 경우 한국 국민들이 북한의 실상을 보다 정확히 알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연 도중에 북한 방송이  체제단속과 관련해 내 보낸 방송내용을 틀어주기도 했다. 영어글씨가 새겨진 셔츠를 입거나 머리 모양을 세련되게 한 북한 주민의 실명까지 공개하며 이들의 행태를 비난하는 내용이다.

강연 말미에 태 전공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어려울 것“이라며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고 못박았다.

또 자신의 신변안전 조치와 관련해 "일부 단체에서 저에 대한 체포결사대까지 꾸려졌다고 하나 정부 당국이 세심하게 관리해주고 있어 큰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한국의 다원화된 사회가 북한의 획일적 체제를 이기는 가장 큰 무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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