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0:25 (금)
‘포니정’ 의 꿈, 외아들이 항공업으로 승화
‘포니정’ 의 꿈, 외아들이 항공업으로 승화
  • 이기수 이코노텔링기자
  • 0-ing58@hanmail.net
  • 승인 2019.11.13 0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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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아시아나 인수해 항공업만이 아닌 모빌리티그룹 도약할 것"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본사 대회의실에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본사 대회의실에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아시아나를 인수해 항공산업뿐 아니라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구회장은 12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그룹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앞으로 HDC그룹은 아시아나 임직원들과 함께 긍정적 시너지를 이뤄내 주주와 사회에 기여하고, 더불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 강화에 앞장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정몽규 회장은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강력한 경쟁사였던 애경보다 입찰금액을 1조원 정도 높게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대형 매물을 인수한 기업이 휘청거리는 '승자의 저주'를 염려하기도 하지만 정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지주사 전환 이후 1조5천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기반으로 미래 먹거리를 찾던 정 회장 입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매력적인 대상이었다.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에 통 큰 베팅을 한 것은 그만큼 인수에 대한 간절함이 컸기 때문으로 업계는 본다.

 정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에는 과거 선친과 함께 몸담았던 '모빌리티(Mobility)' 사업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이 작용했으리란 관측이다. 정 회장의 선친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동생으로 현대자동차와 '포니' 신화를 일으킨 '포니정',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이다.

정몽규 회장은 정세영 명예회장이 반석에 올려놓은 현대자동차에서 경영수업을 받다가 1999년 3월 정주영 회장이 장자인 정몽구 회장에게 자동차 경영권을 승계하기로 결정하자 선친과 함께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고 정세영 회장은 자신이 일군 현대자동차를 떠나는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그이 외아들인 정몽규 회장은 2005년 선친이 타계한 이듬해 선친의 별칭을 딴 '포니정 재단'을 만들어 운영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당시 부자(父子)가 못다 한 자동차에 대한 꿈을 항공을 통해 이루려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실제로 정몽규 회장은 12일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모비리티 그룹으로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은 "HDC그룹이 항만사업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육상, 항공쪽으로 더 확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추가 인수합병(M&A)를 통해 본격적인 모빌리티 그룹으로 외형 확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회장은 2005년 4월 현대산업개발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뒤 현산을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내실있는 우량 회사 중 하나로 키웠다. 다른 기업들이 해외건설 플랜트 사업이나 대형 토목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할 때 현산은 오로지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했다.

일각에선 정몽규 회장에 대해 "건설 확장에는 뜻이 없다, 건설사를 제조업(자동차) 마인드로 운영한다"는 평가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는 대한축구협회 회장에 전념하는 모습을 두고 "정 회장이 건설업을 재미없어 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정 회장은 그동안 건설업을 확장하기보다 호텔, 면세점 등 유통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미래사업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지난해 5월 지주사 출범 이후 미래 신사업 발굴, 사업 다각화를 염두에 두다가 항공업을 선택한 것이다.

항공업은 HDC그룹이 운영하는 면세점과 호텔 사업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재계는 현대산업개발이 2015년 호텔신라와 손잡고 면세점 사업 진출을 선언했을 때 '의외의 조합'이라며 놀랐다. 그리고 올해 9월 미래에셋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참여할 때에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앞서 면세점 사업 진출 때처럼 아시아나 인수전에서도 사전에 후보자로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몽규 회장의 히든 전략은 그래서 더 빛을 발했다. SK그룹 등 재계 수위 기업들의 참여는 배제하면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 애경을 자금력으로 따돌렸다.

지난해 '부동산114' 인수로 시작된 미래에셋대우와의 협업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우리 힘(자금)만으로도 충분히 인수가 가능했지만 (미래에셋)박현주 회장의 안목, 인사이트를 받고 싶어서 함께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앞길이 녹록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는 막대한 부채, 불확실한 수익성, 항공업계 과열 경쟁 등은 그가 극복해야 할 산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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