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산업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부진한 모습이다. 수출과 내수 판매가 동반 둔화함에 따라 생산은 올해 400만대를 깨질 우려가 커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업체들의 수출과 내수 판매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324만2340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79만5914대 이후 가장 적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으로 2015년(456만3507대) 이후 자동차 판매 감소세가 4년째 이어질 전망이다. 판매량 400만대도 넘기기 어려워 보인다. 400만대 판매를 넘기려면 남은 두달 간 월평균 37만9천대를 팔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월 평균 판매량은 32만4천대에 그쳤다.
수출은 올해 들어 198만5632대로 작년 동기에 비해 0.3% 줄면서 역시 같은 기간 기준 2009년(169만6279대) 이후 최소를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연간으로 2012년(317만634대) 정점을 찍은 이후 7년째 내리막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친환경차 비중이 커진 덕에 수출액은 올들어 354억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6.8% 증가했다.
국내 업체들의 내수 판매도 신통치 않다. 올해 들어 125만6708대로 작년 동기대비 1.2% 감소했다. 연간으로는 2016년(160만154대) 이후 3년째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판매 부진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00만대가 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들어 생산량은 326만6698대로 작년 동기대비 0.4%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2015년(455만5957대) 이후 4년째 감소세가 이어지며 400만대를 지켜내기 힘들어 보인다. 지난해 생산량은 402만8705대로 간신히 넘겼다.
업체별로는 르노삼성차, 한국지엠(GM), 쌍용차 등 외국인투자 완성차업체 3곳의 사정이 특히 어렵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들어 판매가 14만4727대로 작년 동기(19만525대) 보다 24.0% 줄었다. 수출도 7만5924대로 작년 동기 대비 36.4% 감소했다. 올해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물량이 빠진 영향이 컸다.
한국GM은 판매가 33만9106대로 작년 동기(38만1641대)에 비해 11.1%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6만338대로 19.1% 줄었다. 쌍용차는 판매가 10만9162대로 작년 동기에 비해 4.9% 감소했다. 수출은 2만1147대로 1년 전에 비해 20.6% 감소했다.
현대·기아차가 그나마 나아졌지만 전체 산업을 떠받치기는 역부족이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판매가 146만2054대로 작년 동기보다 4.5% 늘었다. 수출(5.4%)과 내수(3.4%)가 동반 호조였다. 기아차는 118만1091대로 0.8% 증가하며 플러스를 유지했다. 내수(-4.2%)는 줄었지만 수출(3.9%)이 버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