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봐 해봤어?”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 회장의 어록 중 이 말 만큼 현대의 도전정신과 실천력을 설명한 것이 있을까. 맨손으로 기술집약적인 자동차,조선 산업을 일으킨 아산 정주영의 추진력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가장 본받아야 할 도전 자세다.
지금부터 40여년전 현대중공업은 허허벌판 조선소 건설현장 사진 몇 장을 들고 세계를 돌았다. 선주들이 선박건조 경험이 없는 한국에 물량을 줄 까닭이 만무하지만 앉아 있을 순 없었다. 가까스로 거래가 성사단계에 이르면 선주들은 불가능한 주문을 내놓았다. 배 건조 일정을 앞당겨 달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기술과 선박건조 인프라를 잘 갖춘 선진국에서도 소화하기 힘든 일정이 대부분이었다. 거기에는 암수가 깔려있었다. 늦게 배를 인도받으면 그만큼 배 값을 깎을 수 있기 때문에 현대에 골탕도 먹이고 배 값도 낮추려는 속셈이 있었다. 그 때마다 조선 현장에선 아우성이 터졌고 급기야 고위 임원이나서 정주영회장에게 읍소했다.
정 회장은 단호했다. “이봐. 해봤어”리며 질책했다. 문제가 생기면 풀려고 현장에 달려가고 안되면 웃돈을 줘 크레인을 사오든지 사람을 늘리든지. 이도저도 안되면 선진국에가서 기계라도 사서 들어오라“고 호통쳤다. 조선은 건설과 비슷해 선박건조 시기를 앞당기면 이익도 많이 남는다.
정주영은 말했다. “우리는 기술이나 경험이 뒤져있어. 선진국이 1년 걸리는 것을 우리도 1년에 하면 어느 세월에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어. 빨리 만들면 그만큼 이익도 많이 나고 세계선주들 사이에 좋은 배를 가장 빠르게 만든다는 소문이 날 것이 아니냐. 만사는 된다고 생각하면 안 보이던 길도 보이고 안된다고 생각하면 있는 길도 안 보이게 되는 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