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6 12:25 (금)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160) 무소유(無所有) 기업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160) 무소유(無所有) 기업
  •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siast@mkyt.com
  • 승인 2025.12.26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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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無)는 존재 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또 '유'(有)의 반대말도 아냐
공자도 자신의 사상이 인정받지 못할때 '공곡유란'(空谷幽蘭) 체감
눈에 보이는 단기 실적에 매달리고 주주만 바라 보는 기업들 고전중
자신의 재능과 소명을 사람을 위해 쏟아 내는게 기업가 정신이 되길

'무소유(無所有)'. 이 말을 우리는 대개 "소유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한자를 풀어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합니다. '없음(無)이 곧(所) 있는(有) 것이다.'

'무(無)'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또 '유(有)의 반대말도 아닙니다. 인간의 인식체계 안에 들어오는 것을 사람들은 有라고 말하고, 인식할 수 없는 것을 無라고 말하는 것뿐이지요. 예를 들어, 정원에 피어있는 꽃은 유명(有名)하지만 깊은 골짜기에 숨어있는 꽃은 무명(無名)합니다.

왜냐면 정원의 꽃에는 사람들이 이름을 붙여줬지만 깊은 산 속의 꽃은 사람들의 인식체계 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산속의 이름 없는 꽃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요.

자신의 재능과 소명을 사람들을 위해 쏟아내어 자신을 無로 만드는 것, 이것이 기업가 정신이 되어야 한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공자는 깊은 산길을 가다가 난초를 발견하고는 '공곡유란(空谷幽蘭)'이라 탄식했다고 합니다.

깊은 골짜기 속에 그윽히 피어있는 무명의 난초가 흡사 자신과 비슷한 처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춘추시대 활동하였던 공자는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며 유세하였지만 자신의 생각을 받아주는 제후가 없었지요.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고독함, 자신의 무명함을 공곡유란에 빗댄 겁니다. 그러나 공자의 사상은 그의 사후 300-400년 정도 지난 한나라 때에 와서 유학으로 숭앙받기 시작하고, 향후 2천 년 중국역사의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산업시대가 저물고 AI가 주도하는 4차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비즈니스에도 무소유 원리가 힘을 발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 팔아 얼마 남기는 식의 생각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되고 있는 거지요. 당장 보이는 눈앞의 有만 쫓는 기업들은 어떻게 됐나요? 단기 실적에 매달리고, 경쟁사 견제에만 집중하고, 고객보다 주주만 바라보면서 레드오션에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본디 비즈니스는 돈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건 有를 쫓아다니는 소인들의 생각이지요. 자신의 재능과 소명을 사람들을 위해 쏟아내어 자신을 無로 만드는 것, 이것이 기업가 정신이 되어야 합니다. 이 얘기를 윤리나 철학적인 차원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무소유 정신, 이것은 우리 기업들의 생존과 관련되어 있는 문제입니다. 생각을 뒤집어 볼 때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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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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