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 주식에 투자하는 등의 여파로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잔액이 11월 들어 일주일 만에 약 1조1800억원 급증했다. 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서며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 투자)' 열기가 달아오른 데다 주택담보대출이 까다로워지자 신용대출을 동원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7일 기준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105조9137억원으로 10월 말(104조7330억원) 대비 일주일 새 1조1807억원 늘었다. 이는 10월 한 달 증가 폭(9251억원)보다도 2556억원 많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1조659억원, 일반신용대출이 1148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급증세는 개인의 주식투자 확대와 얽혀 있다. 코스피지수가 11월 3일 42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인공지능(AI) 거품 논란 속 급락하는 상황에도 개인들은 순매수를 이어갔다.
11월 첫 주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2638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들은 7조4433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도 물량을 거의 그대로 받아냈다. 특히 코스피가 장 중 6% 넘게 빠지면서 3800대까지 떨어진 5일에는 하루 새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6238억원 급증했다.
코스피가 급등할 때 포모(FOMO·소외 공포)를 느낀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을 조이자 부족한 자금을 신용대출로 보충하는 수요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권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빚투 지표인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6조2165억원으로 집계됐다. 5일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021년 9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사흘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