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6 10:00 (목)
[서명수의 이솝 경제학] (56) 분업의 혁명
[서명수의 이솝 경제학] (56) 분업의 혁명
  • 서명수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sms085@naver.com
  • 승인 2025.10.1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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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은 음식물 소화시켜 영양분 공급하고 다리는 음식 먹을 곳으로 이동시키는 '역할 분담'
분업으로 '전문적 능력'의 공유는 어렵지만 인류의 생산성은 100년 전에 비해 수천배 증가

우리 몸의 위장은 음식물을 잘 소화시켜 영양분을 섭취합니다. 위장이 받아들인 영양분은 몸의 곳곳으로 보내져 우리가 활동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다리는 몸을 다른 장소로 아동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다리가 없으면 우리는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고 음식을 구하러 달닐 수도 없습니다.

위장과 다리는 서로 도와가면서 잘 지냈습니다. 다리가 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으로 몸을 이동시키면 위장은 음식물을 적당히 소화시며 다리가 움직일 수 있도록 힘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 돕던 위장과 다리는 갑자기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음식을 찾아 나선 다리가 불평를 늘어놓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언제나 널 데리고 다녀. 너는 아무런 고생도 하지 않고 음식을 받아먹기만 하지. 나의 도움이 없다면 너는 전혀 움직일 수 없어. 그러니까 넌 나에게 고맙다고 해야 한다고."그러자 위장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리야, 만약 내가 너에게 영양분을 공급해 주지 않는다면 너는 걸어다닐 수 없을 거야. 그러니까 네가 나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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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과 다리처럼 각자가 잘하는 것에 집중해 일을 분담하는 것을 '분업'이라고 한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분업이 가져온 생산성의 혁명=위장과 다리처럼 각자가 잘하는 것에 집중해 일을 분담하는 것을 '분업'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자신이 더 필요한 존재라며 다투고 있지만 서로 도와주지 않으면 존재감이 사라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공장에서는 여러 사람이 각자의 전문분야에 집중해 분업을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일의 능률이 오르고 생산성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분업이 왜 좋은 건지 TV공장의 예를 들어 보죠.

열 사람이 TV 10대를 만들 때 만드는 과정을 10단계로 나누어 각각 맡은 분야의 작업에 집중한다면 TV를 훨씬 빨리, 더 잘 만들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만약 한 사람이 TV를 1대씩 만들어야 한다면 그는 TV를 만드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모두 가져야 합니다. 수만개의 TV부품을 모두 다룰줄 알야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가능할까요? 이보다는 여러 사람이 나눠 일을 분담한다면 TV 1대를 완성하는 데 다는 시간도 적게 걸리고 비용도 적게 들며 분량품이 나올 가능성도 적어집니다.

분업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입니다. 그는 자신의 책 『국부론』 1장에서 분업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하루에 4만8000개 핀을 생산하는 10명의 남성을 고용하는 핀 공장을 방문했다. 분업을 하지 않고 10명이 바늘을 만들면 한 사람이 하루에 20개를 만드는 것도 어렵다. 그러나 철사를 자르고 바늘 귀를 만들고, 광택을 내고 다는 등 공정을 전문화해 작업자를 나누면 한 사람 당 4800개를 만들 수 있다. 하루 한 사람당 생산량인 노동생 생산성을 개별 핀 제조업체의 50배에 달한다…."

애덤 스미스는 이처럼 분업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바늘공장의 생산성이 높아져 노동자들이 부유해지면 그들이 다신 물건을 많이 사고, 그러면 공장은 돈을 벌고, 기업은 또 다시 투자를 합니다. 투자로 인해 생산규모가 커지면 시장에는 더 많은 물건이 나오고, 사람들은 더 많은 물건을 살 수 있게 되는데 이는 다시 기업의 투자를 부릅니다. 그러면 결국 나라도 부유해집니다.

◇현대 기업의 알파, 오메가=나라가 부강해진다는 뜻의 『국부론』 이라는 책 이름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실제 애덤 스미스의 이론을 적용한 공장은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이로 인해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전됐습니다. 한마디로 분업은 산업혁명을 부른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덤 스미스는 분업에 의해 생산성이 향상되는 원인에 대해 전문화된 노동자의 숙련도가 향상되고,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전환할 때 낭비되는 시간을 절약하며, 매일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노동자들이 작업 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구나 기계류를 고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분업의 단점으로는 노동자 본인이 배운 노동 외에 다른 분야에 투입할 수 없고, 투입한다 해도 효율적으로 일을 못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은 둘다 삼성그룹 안에 있지만 둘이 하는 일은 달라 노동자를 섞을 수는 없습니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훨씬 많으니까 분업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 들어와 분업을 하지 않는 회사나 공장을 찾기 힘듭니다. 분업으로 인류의 생산성이 100년 전에 비해 수천배 가량 증가했다고 하네오. 그러고 보니 분업은 사실상 현대 기업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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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서명수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성균관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코리아헤럴드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중앙일보에서 20년 넘게 금융·증권 분야를 취재, 보도하면서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재산리모델링센터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여러 매체에 금융시장, 재테크, 노후준비 등의 주제에 관해 기고도 했다. 저서로는 <이솝우화로 읽는 경제이야기>, <2012 행복설계리포트>, <거꾸로 즐기는 1% 금리(공저)>, <누구나 노후월급 500만원 벌 수 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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