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30 15:15 (화)
[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87) "우리가 사리사욕 채우려 한 거요?"
[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87) "우리가 사리사욕 채우려 한 거요?"
  •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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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09.30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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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 조선소 건립에 난색표한 정주영회장 혼내며 '경부고속도 성공' 일깨워
정주영 회장 사고 나면 조선소 차질 빚을까 걱정한 박 대통령, 정 회장에 미국 차 선물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계기로 박 대통령과 정 회장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두 사람은 '조선소'라는 큰 프로젝트로 또 뭉쳤다. 정부가 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중화학공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때였다. 박 대통령이 박태준 회장에게 맡긴 포항제철은 73년 완공 예정이었다. 포항제철에서 우리 기술로 생산한 철을 국내에서 대량으로 소비해줄 사업이 필요했다. 그게 바로 대형 선박을 지을 조선소였다.

박 대통령은 또 정 회장을 불렀다. 그러곤 조선소 건립을 제안했다. 말이 제안이지 거의 명령이나 마찬가지였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계기로 박 대통령과 정 회장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두 사람은 '조선소'라는 큰 프로젝트로 또 뭉쳤다. 정부가 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중화학공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때였다. 박 대통령이 박태준 회장에게 맡긴 포항제철은 73년 완공 예정이었다. 포항제철에서 우리 기술로 생산한 철을 국내에서 대량으로 소비해줄 사업이 필요했다. 그게 바로 대형 선박을 지을 조선소였다. 사진은 시멘트 공장 준공 당시 박정희 대통령(가운데)과 함께 한 정주영 회장. 맨 오른쪽은 정 회장의 부인인 변중석 여사.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낸 불굴의 정 회장이었지만 이때만큼은 얼굴이 창백해질 정도로 당황했다고 한다.

"각하, 저희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 공장도 힘에 부칩니다. 자동차는 제가 해보고 싶었고, 기술적으로도 자신 있습니다. 하지만, 수십만 톤 유조선을 만드는 조선소는 솔직히 불가능합니다. 자동차와는 차원이 다른 첨단 기술이 필요한 사업입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이 불같이 화를 냈다.

"정 회장, 현대가 지금 정 회장 개인 거로 생각하시오? 정부와 국민, 근로자가 모두 힘을 합쳐 일군 것이오. 현대뿐 아니라 이름 있는 기업은 모두 국민기업인 셈이고, 어느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란 말이오."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배석했던 비서실장이 "박 대통령이 그렇게 화내는 거는 처음 봤다"라고 할 정도였다.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경부고속도로를 만들 때 우리가 사리사욕을 챙기려고 한 거요? 오직 나라의 장래를 생각한 거지. 조선소도 반드시 추진하고 성공해야 하오. 정부가 모든 뒷받침을 할 테니 당장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시오."

얼마나 혼이 났는지 얼이 빠진 정 회장이 엘리베이터도 제대로 타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언제나 자신만만하던 정주영의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대통령과 기업 회장이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 싸움에서도 박 대통령이 한 수 위였다.

정신을 차린 정 회장이 비서에게 말했다. "내일 런던행 비행기표 끊어." "런던이요?" "그리스와 캐나다가 조선 강국이지만 그래도 조선은 영국이 최고야."

울산 현대조선소 건립은 이렇게 시작됐다. '안 됩니다'라는 말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자기 입으로 '안 됩니다'라고 했다가 호되게 당했으니 자존심이 상할 만했다.

울산조선소를 건립할 당시 박 대통령이 정 회장에게 링컨과 캐딜락 승용차 2대를 선물로 줬다. 정 회장이 현장을 다닐 때 허름한 차를 타고 다닌다는 보고를 받은 박 대통령이 "정주영 회장이 사고 나면 큰일 난다"라며 안전하게 다니라고 배려한 것이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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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경기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대한일보와 합동 통신사를 거쳐 중앙일보 체육부장, 부국장을 역임했다. 1984년 LA 올림픽, 86 서울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90 베이징아시안게임, 92 바르셀로나올림픽, 96 애틀랜타올림픽 등을 취재했다. 체육기자 생활을 끝낸 뒤에도 삼성 스포츠단 상무와 명지대 체육부장 등 계속 체육계에서 일했다. 고려대 체육언론인회 회장과 한국체육언론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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