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6 22:55 (토)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146) 고객을 취하게 하라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146) 고객을 취하게 하라
  •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siast@mkyt.com
  • 승인 2025.08.1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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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의 시대에 소비자들은 이미 배가 불러…정보도 넘쳐나고 상품도 넘쳐
쌀을 빚어 만든 술에 취하듯 새 경험에 취한 고객만이 '브랜드 로열티'가져

밥과 술은 같은 곳에서 나온 결과물입니다. 둘 다 쌀로 만든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요. 쌀을 익히면 밥이 되고, 쌀을 빚으면 술이 됩니다.

그러나 차이점도 있습니다. 밥은 먹으면 배부른 정도지만 술은 먹으면 취합니다. 밥은 쌀이 물리적 변화를 일으킨 결과라면 술은 화학적 변화라 할 수 있겠네요. 이 비유는 청나라 오교가 '위로시화'에서 문(文)과 시(詩)의 차이점을 설명할 때 쓴 말입니다.

"문(文)은 쌀을 익혀서(炊) 만든 밥(飯)에 비유할 수 있고, 시(詩)는 쌀을 빚어서(釀) 만든 술(酒)에 비유할 수 있다.(文喩之炊而爲飯, 時喩之釀而爲酒)"

감정적 몰입과 특별한 경험을 통해 브랜드와 깊이 연결되는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이는 오늘날 비즈니스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기업들이 생산하는 상품에도 밥 같은 상품이 있고, 술 같은 상품이 있습니다.

밥은 그냥 익히면 되지만 쌀이 술로 변하려면 발효와 증류라는 과정을 한 번 더 거쳐야 하듯이, 술 같은 상품이란 단순히 원재료를 가공하고 기술을 플러스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제 밥 같은 상품은 시장에 널려 있는 상황입니다. 기업들의 기술력이 비슷해지고 실력들도 상향 평준화되면서 밥 같은 상품으로는 더 이상 부가가치를 기대하기 어렵고 레드오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블루오션으로 가기 위해서는 술 같은 상품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 답은 '체험의 화학적 변화'에 있습니다. 마케팅 트렌드가 AI 마케팅, 체험 콘텐츠, 크리에이터 협업 등으로 나타나는 것도 모두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술과 창의성을 결합해 고객에게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현대판 '쌀을 빚는' 과정인 거지요.

중요한 것은 체험 마케팅에 디지털 기술이 반영되지 않은 사례를 보기 힘들어졌다는 점입니다. 과거의 일방적인 홍보에서 벗어나 고객이 직접 참여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과잉의 시대에 사는 현대 소비자들은 이미 배부릅니다. 정보도 넘쳐나고, 상품도 넘쳐나니까요. 이제는 고객을 '취하게' 해야 합니다. 단순히 기능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 몰입과 특별한 경험을 통해 브랜드와 깊이 연결되는 순간을 만들어야 하는 겁니다.

밥으로는 배만 부를 뿐이지요. 술이 되어야 비로소 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취한 고객만이 진정한 브랜드 로열티를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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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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