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업체의 기술력이 탄탄해 계속 세계시장을 압도란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아
CATL을 비롯한 중국 주요기업, 해외시장서 잇단 수주로 시장지배력 갈수록 '상승'

글로벌 ESS시장이 요동을 칠 태세다. 특히 세계 4위 에너지저장장치(ESS)업체로 꼽히는 미국의 포윈(Powin LLC)이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미국 ESS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를 통해 중국업체에 밀려 세계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던 한국업체들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또 중국업체의 기술력이 탄탄해 계속 세계시장을 압도란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뉴저지 파산법원에 보호를 신청한 포윈은 CATL, Hithium 등 중국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셀 공급업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사업을 확장해 왔다.
포윈은 특히 전기차(EV)가 아닌 대규모 전력망용 ESS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LFP 배터리에 집중해 성장세를 이어나가다 이번에 좌초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포윈의 파산 원인으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대중국 관세 및 규제 강화에 따른 공급망 불안정, ▲중국산 부품에 대한 과도한 의존, ▲급변하는 ESS 시장 내 가격 경쟁 격화 등을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포윈의 이런 파산원인이 외려 중국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반증하는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중국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포윈은 사업모델 자체가 중국 공급망을 기반으로 구축돼 있었고, CATL과 같은 기업들의 기술력 없이는 대형 ESS 프로젝트 수행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알려진 바와 달리 포윈과 Hithium의 사업적 관계는 뚜렷한 것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에둘러 강조했다.
CATL을 포함한 중국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최근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ESS 및 EV 배터리 공급 계약을 활발히 체결하면서 갈수록 세계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이 65%에 달한 반면 한국 배터리 3사 점유율은 20% 이하로 떨어져 격차가 더욱 커졌다. 업체별로는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인 중국 CATL이 전년대비 31.7% 증가한 339.3GWh를 공급, 점유율 37.9%로 8년 연속 1위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중국 배터리 업계 일각에서는 포윈의 파산에 따라 오히려 자국 기술의 필요성과 공급망의 중심성을 강조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CATL은 글로벌 OEM 및 ESS 기업들에게 보다 직접적인 공급 모델을 확대함으로써 중간 유통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생산 거점을 통해 리쇼어링 요구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