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8 07:30 (월)
[양재찬의 데이터경제학] ⑤ '청년의 입직연령' 늘어난다
[양재찬의 데이터경제학] ⑤ '청년의 입직연령' 늘어난다
  • 양재찬 이코노텔링 논설고문
  • jouryang@hanmail.net
  • 승인 2025.07.3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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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여의치 않아 휴학한 채 취업 준비 하거나 어학연수나 인턴 등 현장 경험
청년층 입직 연령 25세 … OECD 평균 (22.8세) 보다 '사회 출발' 2년 넘게 길어
재도전 기회주는 사회안전망 긴요…창의력과 기술력 있는 청년에 창업 마당을
높은 입직연령은 청년이 사회활동을 늦게 시작하는 개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우리나라 청년들은 대학을 4년 만에 졸업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학업을 게을리 해서가 아니다. 일자리 구하기가 여의치 않아 휴학한 채 취업 준비를 하거나 어학연수나 인턴 등 현장 경험을 쌓는다.

대학을 나오고도 취업하지 못하고 빌빌 댄다는 주변의 눈총이 부담스럽고, 대학졸업자보다는 졸업예정자 신분이 취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학업을 마치고 첫 정규직 일자리를 잡는 시기, '입직(入職)연령'은 갈수록 늦어진다.

청년들이 처한 이런 현실은 통계로 입증된다. 통계청이 매해 5월 조사해 발표하는 '2025년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이 대학 졸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4년 하고도 4개월 12일이 더 걸렸다.

평균이 이렇지 2년제 단과대학 등 3년제 이하는 2년 11개월 18일인 반면 4년제 대학은 5년 15일로 훨씬 길다. 병역 의무를 필해야 하는 4년제 대학 남학생의 경우 졸업하는 데 평균 5년 11개월 12일이 소요됐다.

대학졸업자의 휴학 경험 비율은 평균 46.4%였다. 휴학 사유는 남자는 병역 의무 이행(91.9%)이 가장 많다. 여자는 취업 및 자격시험 준비(56.9%), 어학연수 및 인턴 등 현장 경험(21.2%)의 순서로 나타났다.

대학 졸업 후 첫 일자리를 잡기까지는 평균 8개월 24일이 걸렸다. 2024년보다 15일 늘어난, 역대 최장 기간이다. 하지만 정작 그 첫 직장에서 일하는 기간은 1년 6개월 12일밖에 안 됐다. 2024년보다 24일 줄었다. 임금과 근로시간 등 노동조건이 맞지 않아 그만두거나 다른 데로 옮기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이런저런 사유로 우리나라 청년층의 입직연령은 25세를 넘어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2.8세)보다 2년 넘게 높다. 그만큼 사회생활의 첫 출발이 늦다. 국제 금융·외환시장의 애널리스트나 외환딜러 등 젊은 두뇌들이 경쟁하는 직종일수록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나마 취업한 경우가 이렇지, 최종학교를 졸업하고도 1년 이상 실업 상태인 청년이 56만5000명이다. 3년 이상 실업 청년은 23만명에 이르렀다. 청년이 일할 의지를 상실한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높은 입직연령은 청년이 사회활동을 늦게 시작하는 개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경제 전반의 활력 감소 및 소비 위축 등 경제 문제와 만혼(晩婚)·비혼(非婚) 풍조와 출산율 저하 등 사회 문제를 야기한다.

중소기업의 구인난도 덜어줄 겸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 '(서울 소재 기업 대신)지방 기업에 눈을 돌리라'고 권한다고 청년 취업난이 해결되지 않는다. 전국에 초고속통신망이 깔린 지식정보화 시대다. 어지간한 비즈니스와 업무가 비대면 온라인 으로 처리된다.

이런 환경 변화에 맞춘 지역 균형발전 정책이 요구된다. 청년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강요하지 말고, 전국 주요 거점도시 곳곳에 그들 눈높이에 맞는 괜찮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경제를 혁신해야 할 것이다.

기성세대에 더 혜택이 돌아가는 무차별 정년연장 논의와 연공서열 중심 호봉제,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 등의 경직된 노동시장과 이중구조도 개선해야 한다. 주요국들이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의대 광풍에 이공계 기피 로 멍든 우리나라 교육제도와 인력 양성 시스템도 서둘러 손질해야 한다.

대통령실이 신설한 청년담당관 2명 공개채용에 936명이 지원했다. 남녀 1명씩 뽑는 만큼 경쟁률은 남성 605 대 1, 여성 331 대 1이었다. 청년담당관은 국민통합비서관실에서 청년정책 수립 및 제도 개선, 청년 참여 플랫폼 운영 등의 업무를 맡는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경제를 회생시켜 괜찮은 일자리를 제공함은 물론 청년들이 AI, 자율주행, 드론 등 미래 산업 창업에 적극 뛰어들도록 신산업 관련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자. 실패하더라도 재도전 기회를 주는 사회안전망도 긴요하다. 창의력과 기술력이 있는 청년들에게 좀 더 폭넓은 창업 기회와 마당을 제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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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 이코노텔링 논설고문
양재찬 이코노텔링 논설고문

■양재찬 이코노텔링 논설고문■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박사,중앙일보 산업부장·경제부장, 아시아경제 논설실장 역임. 순천향대학교 초빙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저서: <통계를 알면 2000년이 잡힌다>,<내가 세계 최고, 숫자로 보는 세계 여러나라>공저-<그래도 우리는 일본식으로 간다>,<What's Wrong, Korea?>,<대한민국 신산업지도>,<코리안 미러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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