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 HBM3E 12단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2분기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제친 데 이어 2분기에는 삼성전자의 두 배에 이르렀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9조212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68.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22조2320억원으로 35.4% 증가했다. 순이익은 6조9962억원으로 69.8%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 실적(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을 뛰어넘었다. 영업익은 앞서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4조6000억원)의 두 배가 넘었다. 영업이익률도 41%로 1분기(42%)에 이어 40%대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에 적극 투자하면서 AI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다"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예상을 웃도는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D램은 HBM3E 12단 판매를 본격 확대했고, 낸드플래시는 전 응용처에서 판매가 늘어났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AI 메모리 경쟁력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왔다"고 덧붙였다.
양호한 실적이 이어지며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7조원으로 1분기 대비 2조7천억원 늘었다. 1분기에 각각 29%와 11%였던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은 25%와 6%로 낮아졌다. 순차입금은 1분기 말 대비 4조1000억원 줄었다.
SK하이닉스는 "고객들이 2분기 중 메모리 구매를 늘리면서 세트 완제품 생산도 함께 증가시켜 재고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하반기에는 고객들의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어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AI 모델 추론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를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각국의 AI 주권 강화를 위한 소버린 AI 구축 투자가 장기적으로 메모리 수요 증가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HBM3E의 제품 성능과 양산 능력을 바탕으로 HBM을 전년 대비 약 두 배로 성장시켜 안정적인 실적 창출을 이끌 방침이다.
6세대 제품인 HBM4도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적기 공급이 가능하도록 준비해 업계 최고 수준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서버용 LPDDR 기반 모듈 공급을 연내 시작하고, 현재 16Gb(기가비트)로 공급하는 AI 그래픽처리장치(GPU)용 GDDR7은 용량을 확대한 24Gb 제품을 준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