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세계를 걱정 속에 빠뜨릴 정치적 위험 요소로 무역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 군비경쟁 등이 꼽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23일 폭발력을 갖춘 내년도 세계 정치 리스크로 이들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미국과 중국,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통상 갈등이 주요 정치 리스크의 하나로 뽑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초 정상회담에서 고율관세를 주고받는 공방을 멈추고 90일 동안 무역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미·중 통상갈등은 상품수지 불균형을 넘어 기술패권 경쟁으로까지 번지는 형국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내년 말까지 전면적인 무역 전쟁이 지속돼 지구촌 경제 성장과 안보가 저해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2년이 다사다난했다면 내년에는 그런 성격이 더 짙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로 하나의 대형 리스크가 됐다는 지적이다.
러시아의 미국 대통령 선거 개입,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인사들의 내통설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 결과가 내년에 나올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점점 더 수세에 몰릴 것으로 예측했다.
미·소의 대결 구도 때문에 유럽에서 되살아난 군비경쟁과 핵무기 망령도 세계적인 리스크로 부상했다. 결정적인 화약고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다.
이 조약은 미국과 옛 소련이 1987년 유럽에 배치된 수 천기에 달하는 핵미사일을 해체하기 위해 사거리 500∼5천500㎞의 미사일과 발사대 생산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월 러시아가 INF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탈퇴를 선언해 화약고에 불씨를 던진 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