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그 중 절반에 가까운 45%가 내수 부진과 직결되는 소매업·음식점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의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법인을 포함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총 100만8282명이었다. 2023년(98만6487명) 대비 2만1795명 증가하며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폐업자는 2019년 92만2159명에서 3년 연속 감소해 2022년 86만7292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2023년 11만9195명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증가하며 100만명대로 진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누적된 사업 부진과 고금리로 인한 대출금 연체 등으로 인해 2023년부터 폐업자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가동 사업자와 폐업자의 합계 대비 폐업자 수의 비율인 폐업률도 2년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폐업률은 9.04%로 2023년(9.02%)보다 0.02%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점포를 운영한 사업자의 약 9%가 그해 폐업했다는 의미다.
폐업자는 내수 밀접 업종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전체 52개 업종 가운데 소매업 폐업자가 29만9642명으로 전체의 29.7%를 차지했다. 소매업 폐업자는 2만4054명 늘며 전체 업종 가운데 증가 폭도 가장 컸다.
이어 음식점업(15.2%), 부동산업(11.1%), 도매 및 상품중개업(7.1%) 순서로 폐업 비중이 컸다. 소매업과 음식점업을 합하면 전체의 44.9%다. 건설경기 불황에 따른 건설업 폐업자도 4만9584명(4.9%)에 이르렀다.
폐업률도 소매업과 음식점업에서 높았다. 지난해 폐업률은 업종별로 소매업(16.78%), 음식업(15.82%), 인적용역(14.11%) 순서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소매업 폐업률은 2013년(17.72%)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았다. 고금리에 민감한 재화 소비가 줄어든 데다 온라인·무인화 추세가 지속되며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세청에 신고한 폐업 사유를 보면 '사업 부진'이 50만6198명으로 전체의 50.2%를 차지했다. 사업 부진 폐업자는 2023년 7만5958명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만415명 증가하면서 역대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사업 부진 사유 비중이 50%를 초과한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50.2%) 이후 처음이다.
'기타' 사유가 44만9240명으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이 밖에 양도·양수(4만123명), 법인 전환(4471명), 행정처분(3998명), 해산·합병(2829명), 계절 사업(1089명)의 순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