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차별 관세부과 여파로 5월 수출이 지난해보다 1.3%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늘었지만 자동차 수출이 급감하며 대미국 수출도 큰 폭으로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5월 수출액은 572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5월 대비 1.3% 감소했다. 월간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와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선박, 바이오헬스 등 5개 품목 수출은 늘었다. 반도체 수출은 138억달러로 지난해 5월보다 21.2% 증가하며 역대 5월 중 최대를 기록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꾸준한 수요와 가격 상승에 힘입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무선통신기기도 스마트폰 수출이 30% 증가한 것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3.9% 늘며 13억달러를 기록했다.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포함한 컴퓨터 수출은 2.3% 증가한 11억달러로 집계됐다. 바이오헬스 분야도 바이오 의약품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14억달러로 4.5% 늘었다. 선박 수출도 4.3% 증가한 22억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자동차, 석유화학 등 10개 품목의 수출은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은 62억달러로 4.4% 감소했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15.9% 증가했지만 내연기관차와 순수전기차(BEV) 수출은 각각 6.8%, 23.0% 감소했다.
특히 트럼프발 관세폭탄과 현대차그룹의 조지아 신공장의 가동 확대 영향으로 미국 수출이 32% 급감했다. 다만 유럽연합(EU)에로의 전기차 수출이 37.6% 증가하며 미국 시장 수출 감소분을 상쇄하면서 4개월 연속 60억달러 이상 수출액은 유지했다.
석유제품(36억달러)과 석유화학(32억달러) 수출은 각각 20.9%, 20.8% 감소했다. 철강도 단가 약세와 글로벌 건설 경기 위축 영향으로 12.4% 감소한 26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3월부터 25% 관세가 부과 중인 대미 철강 수출이 20.6% 감소했다.
이밖에도 디스플레이(-18%), 자동차부품(-9.4%), 일반기계(-5.3%), 가전(-14.9%), 섬유(-11.4%), 이차전지(-18.4%) 수출이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트럼프 관세'의 직접 영향을 받는 대미 수출이 100억달러로 8.1%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석유제품·이차전지가 선전했지만 자동차 수출이 급감한 결과다.
대중국 수출도 104억달러로 8.4% 줄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이 줄면서 전체 수출이 뒷걸음쳤다. 9대 지역 중 수출이 늘어난 곳은 EU(4.0%)와 독립국가연합(CIS·34.7%) 뿐이었다.
한국의 5월 수입액은 503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5월 대비 5.3% 감소했다. 국제유가의 장기 하락 속 에너지 수입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5월 수출입차인 무역수지는 69억4000만달러 흑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