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기침체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으로 실적이 부진한 SK이노베이션이 28일 주요 경영진을 전격 교체했다. 지난해 SK E&S와의 합병 법인을 출범한 지 7개월 만의 인사로 사업 재편과 경영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장용호 SK㈜ 대표이사를 총괄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장용호 총괄사장은 SK㈜ 대표이사도 겸임한다.
그동안 포트폴리오 사업 재편을 실행해온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건강상 이유 등으로 대표이사를 사임함에 따른 조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E&S와 합병하며 자산 105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간 최대 종합 에너지회사로 출범했다. 허지만 배터리 사업 부진과 정제 마진 약세 등으로 올해 1분기 영업손실 446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박상규 사장이 수행해온 업무를 이어받아 조속한 조직 안정화와 흔들림 없는 사업전략 실행을 위해 SK이노베이션 이사회의 현직 이사를 대표이사와 총괄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추 대표이사는 사내이사, 장 총괄사장은 기타비상무 이사를 맡아왔다.
이에 따라 추 대표이사는 장 총괄사장과 함께 지난해 11월 합병한 SK이노베이션과 E&S 사업의 시너지를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의 턴어라운드와 에너지·화학 사업 실적 개선을 위해 사업 재편과 경영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1974년생인 추 대표이사는 SK E&S와 SK㈜에서 사업 개발, 재무, 경영 진단, 투자 업무 등을 두루 경험했다. 2020년 SK㈜ 투자1센터장을 맡아 그룹의 친환경에너지, 반도체 소재·배터리 분야의 신규 사업 개발과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맡았다.
임원 선임 3년 만인 2020년 말 사장으로 승진한 추 대표이사는 2021년 SK E&S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저탄소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수소 사업 등 4대 핵심사업 기반 성장 전략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이후 사내 독립기업(CIC) 형태인 E&S 사장과 시너지추진단장을 겸임하며 양사의 역량 결집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왔다.
1964년생인 장 총괄사장은 SK그룹 내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 사업의 성장 전략을 주도한 전략가로 투자와 M&) 영역에서 전문성을 보였다. 장 총괄사장은 1989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해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SK실트론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치며 SK그룹의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특히 2015년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부문장으로 재직하며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사 SK머티리얼즈와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 인수를 주도하고 기업가치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