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대규모 M&A 성사…"차별화된 고객 경험에서 시너지"

삼성전자가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을 통해 미국 마시모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사업부를 5000억원에 인수해 글로벌 오디오 사업을 강화한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선 것은 2017년 약 9조원을 투자해 하만을 인수한 이후 8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하만이 6일(현지 시간)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7일 밝혔다. 하만이 인수하는 프리미엄 오디오 사업은 바워스앤윌킨스(B&W)를 비롯해 데논, 마란츠, 폴크,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 등이다.
1966년 영국에서 설립된 B&W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소재, 고품질 사운드로 알려진 럭셔리 오디오 브랜드다. 1993년 출시 이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피커'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은 라우드 스피커 '노틸러스'는 대당 1억5000만원이 넘는다.
B&W와 함께 확보한 데논은 CD 플레이어를 최초 발명한 115년 역사의 브랜드다. 마란츠는 프리미엄 앰프·리시버 제품군에서 고품질 음향으로 알려진 브랜드다.
삼성전자는 "이번 하만의 빅딜은 삼성전자의 모바일과 TV 등의 차별화된 음향·오디오 기술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스피커·오디오 기기와 연결·제어 등 스마트싱스, 차별화된 고객 경험 측면에서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하만 AKG와 하만 카돈 등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무선 이어폰, 사운드 바, 패밀리허브 등의 사운드 품질을 높여왔다. 이번에 인수하는 브랜드에 축적된 오디오 기술·노하우를 결합해 차별성을 높일 계획이다.
데이브 로저스 하만 라이프스타일 사업부문 사장은 "하만은 75년 역사의 오디오 전문기업으로 세계 최정상의 위치로 성장해온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여기에 또 하나의 명품 오디오 B&W까지 확보해 명실상부한 오디오 명가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2017년 80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하만은 디지털 콕핏과 차량용 오디오 분야에서 세계 1위로 꼽히는 전장업체다. 인수 첫해인 2017년 600억원이었던 하만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하만의 영업이익은 300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